[미디어펜=정광성 기자]여야 3당 원내대표는 19일 개헌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렸다.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정례회동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핵심 쟁점인 개헌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개헌을 불장난이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지나친 비난은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빨리 논의를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국회가 결론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나"며 "거기에 지나친 비난을 가하기보다 국회가 먼저 할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역할을 다하자 말씀드린다. 이번 개헌은 국회만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 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018년 개헌의 본질이자 핵심은 제왕적 통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구체적 방안을 한국당은 책임총리제로 실현하고자 했다"며 "(대통령 개헌안) 내용을 보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권하고 분산시키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당초 오는 21일 개헌안 발의를 예정했다가 26일로 미룬 것에 대해서도 "5일 동안 개헌안 발의를 연기한 게 어떤 연유가 있는지, 5일이란 시간이 의미가 있는 건지 밝혀 달라"며 "한국당은 국가 체질을 바꿔내는 이 일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집권당인 민주당의 개헌 일정에 일희일비하는 개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거듭 밝힌다"고 전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하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이 내각제로 가기 위한 것인지, 국민이 국회를 불신하는 상태에서 이것이 말이 되느냐 하는데, 국민들의 불신은 국회에서 여야가 싸운다는 것"이라며 "1차적 불신의 원인은 국회가 제공했지만 근본적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헌정사 70년 동안 모든 대통령이 실패했던 것은 사람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제도가 잘못돼서다. 문 대통령도 여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현행 헌법 하에서라면 문 대통령도 결국은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말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이 문제를 직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추가 논의를 위해 의장실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한국 GM의 군산공장 폐쇄 사태를 둘러싼 국정조사를 두고도 여야가 충돌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GM 국정조사와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방송법 개정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가 "GM과의 협상이 아주 예민한 상황이고, 국회에 나오도록 해 협상에 전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언급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과거 민주당이 론스타 사태 때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것을 거론하며 "그때 민주당이 무슨 국익을 이야기했나"라고 받아치는 등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갔다.
이후 비공개 회동에서도 여야는 개헌 관련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야당이) 조건을 붙이고 있어 개헌 논의를 하기 어려워졌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개헌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럴 생각은 없다"며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를 하지 않으면 개헌이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는) 26일이 데드라인"이라고 단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GM 국정조사를 강력히 반대해 3월 임시국회 일정이 합의되지 않고 있다"며 "개헌안 정부 발의를 5일을 연장하고 여기에 맞춰달라고 하는 것은 '파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민생 법안이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한 법안은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주에 가능한 한 상임위원회를 최대한 가동해 법안 처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