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가 22일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는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가 포함됐다.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 또는 선출은 거부했다.
조국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3차 개헌안 발표 브리핑에서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는 다수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조 수석은 “1987년 개헌 시 5년 단임제를 채택한 것은 장기간 군사독재의 경험 때문이었다”며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었고, 국민들의 민주역량은 정치역량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제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안정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대통령 4년 1차 연임제를 채택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어 현행 헌법 제128조에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에 관한 헌법 개정은 이를 제안할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 것을 들면서 “또 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개헌안 부칙에 ‘개정 헌법 시행 당시의 대통령의 임기는 5월9일까지 하고,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연임제의 적용을 받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주장”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연임제를 반대해온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며 국회의 총리 선출제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은 절충안으로 국회 총리 추천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개헌안 발표를 통해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거나 추천하는 방안 모두를 명확히 거부했다. “그동안 국회 동의 절차에서 낙마한 총리가 한두명이 아니지 않냐”고 지적한 조 수석은 “현재도 국회 동의를 얻어야만 총리로 임명할 수 있어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는 균형과 견제원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회에서 선출 또는 추천한 총리가 정당을 달리할 경우 이중권력상태가 계속되어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에게 국무총리 선출권을 주는 것은 ‘분권’이라는 이름 아래 변형된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와대는 권력구조 부분 개헌안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의 지위를 삭제하고, 특별사면 행사 때 사면위원회 심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으며, 대통령의 인사권 축소를 위해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서 호선하고, 감사위원 중 세명을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했으며, 대통령 소속인 감사원을 독립기관으로 했다.
국회의 권한 강화를 위해 위에서 언급한 일부 감사위원 선출권 외에도 정부안 제출 시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받게 했고, 국회의 예산법률주의를 도입해 예산도 법률과 동일한 심사절차를 거치게 했고, 국회에 충분한 예산심사 기간을 주기 위하여 정부의 예산안 국회 제출시기를 현행보다 30일 앞당겼다. 대통령의 조약 체결‧비준권에 대한 국회 통제도 강화했다.
아울러 국무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문구를 삭제해 국무총리가 책임지고 행정각부를 통할하도록 했다.
대통령 개헌안의 선거제도 개혁 부분의 골자는 ‘18세로 선거연령 하향’과 ‘비례성 원칙’이다.
조 수석은 “선거연령 하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다. 현행법상 18세는 자신의 의사대로 취업과 결혼을 할 수 있고, 8급 이하의 공무원이 될 수 있으며, 병역과 납세의무도 지는 나이”라며 “2017년 1월에는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하고도 결국 무산된 바 있다”는 말로 강조했다.
또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와 의석비율이 일치하지 않았던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선거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는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고 절차적 통제를 강화하는 사법제도 개선안도 담겼다. 대법관은 대법관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해야 하고, 일반 법관은 법관인사위원히의 제청과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했다.
또 대법원장이 행사해온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과 중앙선거관리위원 3인의 선출권도 대법관회의로 이관했다.
일반 법관의 임기제를 폐지해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높였으며, 이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징계처분에 ‘해임’을 새로 넣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법관 자격이 없는 법학교수나 외교관 등도 할 수 있게 해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시키고자 했다.
아울러 비상계엄 선포와 국외 파병 시 외에 평시에는 군사재판을 폐지하고, 비상계엄 하 단심제 규정도 없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가운데)이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선거제도 개혁, 정부 형태, 사법제도, 헌법재판제도 등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국 민정수석, 김형언 법무비서관./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