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리턴'이 남긴 것…법의 맹점 지적, 아쉬운 결말, 배우의 자세, 그리고 봉태규

2018-03-23 10:31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리턴'이 종영했다. 여러가지 면에서 주목을 끌었고, 시청률도 괜찮게 나온 화제작이었다.

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 최종회에서는 최자혜(박진희)가 마지막 '리턴 쇼'를 진행하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그간의 사건 전모를 밝힌 다음 비극적 선택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악벤져스' 4인방은 별장에 모여 그들다운 파국으로 정리를 했다. 서준희(윤종훈)는 김학범(봉태규), 오태석(신성록)의 자백을 형사 독고영(이진욱)에게 넘길 계획이었지만 오태석과 김학범은 서로 죄를 떠넘기기 바빴다.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돌변한 가운데 서준희가 김학범을 죽이게 됐고, 오태석은 또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SBS '리턴' 포스터



그러나 최자혜가 마지막 '리턴 쇼' 방송을 통해 19년 전 4인방이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폭로했다. 또한 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시체 유기, 살인, 성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고,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증거 영상들을 공개했다. 오태석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받게 되는 등 악벤져스는 각자 죗값을 치르게 됐다.

복수를 마무리한 최자혜는 마지막 남은 약을 스스로 주사하고 딸이 죽은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자신을 벌함과 동시에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딸과 저 세상에서나마 만났다. 비극적인 결말로 '리턴'은 시청자들과 작별을 고했다.

▲ 법의 맹점 지적

이날 마지막회에서 최자혜는 현재의 법 체계 문제점에 대해 역설했다. '리턴 쇼'에서 그는 "19년 전 만약 그들이 촉법이었을 당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더라면"이라며 제도의 허점을 꼬집으면서 법이 더 촘촘하게 악인들을 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먼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자혜는 자신이 세 명이나 죽였지만, 법적 증거가 없어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거론하면서 "법을 잘 아는 제가 법의 맹점을 이용한 거다. 못 배우고 가진 게 없는 자들에겐 장벽이 높고, 가진 자들에겐 관대한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구속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떠오르며 되새겨 볼 만한 말이었다. 

▲ 아쉬운 마무리

그렇다 해도 드라마의 마무리는 아쉬웠다.

극 전개 면에서 굳이 2회(하루 분량) 연장을 해서 최종회를 그렇게까지 늘어지게 내보내야 했는지 의문이었다. 다소 황당한 설정과 전개가 있었지만 어쨌든 사회성을 담은 범죄 스릴러로서 긴박하게 이어져온 드라마였다. 하지만 최종회는 반복된 과거 회상 등으로 지루한 감이 있었다. 원래 기획했던 대로 결말 부분을 압축해 32회로 끝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자혜의 마지막 극단적인 선택도 비장미는 남겼는지 모르겠지만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19년에 걸쳐 진행돼온 복수극을 끝낸 최자혜는 법의 맹점을 설파하면서 자신도 법의 맹점(자살로 법적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딸이 이렇게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찾아온 엄마를 만나 반가웠을까.

사진=SBS '리턴' 방송 캡처



▲ 배우의 자세

'리턴'은 중반부로 들어가기 전 큰 위기를 맞았다. 주연이었던 고현정이 제작진과 갈등 끝에 갑작스럽게 하차를 한 것이다. 좌초 위기에 놓였던 드라마는 박진희를 대체 배우로 긴급 수혈해 어렵게나마 여정을 끝낼 수 있었다.

극 중간에 대체 주연으로 투입되는 어려운 결정을 한 박진희는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고현정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지 못하게 된 데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박진희는 중견 연기자답게 빠르게 극 분위기에 적응하며 최자혜 역을 잘 소화했다. 임신 중인 몸 상태로도 에너지를 쏟아내는 오열 연기와 수중 신까지 보여준 박진희는 박수 받을 만했다.

JTBC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미스티'에서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남주는 드라마에 캐스팅된 후 3개월간 정상적인 식사를 포기하고 몸만들기를 했다고 알려졌다. 극중 배역을 보다 완벽하게 해내기 위한 배우로서 당연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고현정은…시청자들이 본 그대로다.

▲ 봉태규가 만든 역대급 캐릭터

'리턴'에는 많은 악역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핵심으로 극을 이끌어간 것이 '악벤져스'로 불린 4인방 신성록 박기웅 봉태규 윤종훈이었다. 

이들 네 명의 배우는 저마다 개성있는 연기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방영될 때도 그렇고, 종영이 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뚜렷이 남는 배우는 봉태규다.

깐죽거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은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완성했다. 길에서 만나면 피하게 될 것만 같은 봉태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