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문 정권의 소오름 돋는 세 마디

2018-03-26 10:1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1.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자기 삶에 대한 경제적 책임을 국가에 떠넘기고도 정치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심리적 정신적으로도 독립할 수 있듯이 개인도 경제적 삶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면 결국 정치적 자유도 빼앗기게 된다. 

인간의 삶에서 다른 목표들과 별개인 순수한 경제적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적 자유는 다른 목표들을 달성하는 수단이며 달성 하고자 하는 목표의 우선순위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런데 경제적 선택권을 국가가 쥐게 되면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가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재원이 집중된다. 그리고 개인과 국가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를 때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게 된다.

경제적 자유는 다른 자유를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이 논리를 좌익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로 비틀어 해석해 국가가 개입해 개인을 결핍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로 그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개인이 스스로 쟁취해야 자유로운 삶을 누리게 된다. 자유를 누리려면 그에 따르는 위험과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해결책이란 없다. 안정을 보장받는 대신 자유를 포기하느냐, 자유를 누리는 대신 위험을 감수하느냐 둘 중 하나다. 

인류 역사를 통해 반복해서 실패한 사회주의를 문 정권은 또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면 결과가 달리 나오리라고 확신하면서. 나는 선하므로 내가 권력을 잡으면 다르리라는 생각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신념이고 그런 신념을 지닌 인간은 반드시 독재를 한다. /사진=청와대 제공


2. "정책은 의도로 평가해야 한다."

범죄학자 조안 매코드(Joan McCord)가 빈곤층 우범 청소년을 교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글을 가르치고 사회성을 길러주고 여름캠프도 실시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범 청소년(처치집단)과 참여하지 않은 우범 청소년(통제집단)의 반사회성을 비교했는데 놀랍게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집단이 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사회성이 강한 청소년이 약한 청소년을 본받아 반사회성이 줄어드리라는 예상과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반사회성이 낮은 청소년이 반사회성이 높은 청소년에게 나쁜 물이 들었다. 

매코드는 사회학자들에게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사회적 실험을 하려거든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후속연구를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정책적 개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오히려 정책집행 후 뜻밖의 결과가 나올까봐 두려워 절대로 후속연구와 자료 분석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웨덴에서 부부는 둘이 합해서 16개월의 출산휴가를 내고 이중 13개월은 소득의 80퍼센트를 받게 된다. 또 여성은 자녀가 8세가 되기 전까지는 근무시간을 4분의 1 줄일 수 있다. 자녀를 더 낳으면 이러한 복지혜택이 축적된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다. 젊은 여성을 채용할 때 고용주는 이 여성이 몇 년 정도 휴직을 하리라는 점을 예상해야 한다. 고용주는 법적으로 이 여성이 휴직할 동안 빈자리를 메울 신규채용을 하지 못하고 출산휴가 기간인 수 년 동안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래서 스웨덴의 젊은 여성들은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실업률과 불완전고용에 시달리고, 직장에서 고위직에 오를 확률이 훨씬 낮다.

러시아의 낙태율은 거의 세계 최고수준이다. 인구감소로 고심하던 러시아는 아이를 낳는 여성들에게 일정 기간 동안 현금을 지급했다. 그 덕에 출생률이 높아지는 반짝 효과를 보았지만, 버려지는 신생아가 급증했다. 여성들이 정부가 지원하는 양육비를 챙긴 다음 양육비 수령 기간이 지나면 아이를 고아원에 버리고 사라졌다. 러시아에서는 고아를 입양하는 사람이 드물다. 러시아에는 열네 살에 고아원에서 퇴출되어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이 백만 명에 육박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해주겠다며 근로시간을 제한한단다. 이 때문에 봉급이 줄어들게 생겼다고 걱정하는 사람들, 투잡을 뛰어야 할 사람들이 늘어나게 생겼다. 저녁은 있으나 저녁밥이 없는 삶, 저녁은 고사하고 오밤중도 없는 삶이 될 판이다.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 그리고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좋은 의도로 실시된 정책이 공산주의다.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게 사는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의도였다. 결과는 생지옥이었다. 1억 명 이상이 죽었다. 좌익은 성질 급한 신앙인이다. 죽어야 천국에 가는데 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꼭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려다 생지옥을 만들고 만다. 아니, 자기가 전지전능한 신 흉내를 내려고 한다. 난 무신론자다. (신앙인들에 따르면) 나는 죽어서 지옥에 갈 텐데 살아서까지 지옥에서 살고 싶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및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3. "정부와 공공부문이 최대고용주 역할을 해야 한다."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는 이렇게 말했다. "국가가 유일한 고용주인 나라에서 국가에 맞서는 자는 천천히 굶어죽는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옛 원칙은 '복종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새 원칙으로 대체되었다." 

인류 역사를 통해 반복해서 실패한 사회주의를 문 정권은 또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면 결과가 달리 나오리라고 확신하면서. 나는 선하므로 내가 권력을 잡으면 다르리라는 생각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신념이고 그런 신념을 지닌 인간은 반드시 독재를 한다. 지금까지 똑같은 결과를 낳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이번에는 결과가 다르기를 바란다면 그건 광기(狂氣)다.  

자유민주주의는 사치재다. 먹고 살만해야 누리게 된다. 사회주의/공산주의는 수퍼울트라 사치재다. 유복한 가정에서 어려움 모르고 자란 마르크스, 앵겔스 같이 복에 겨운 자들이 머릿속으로 그려낸 관념의 사치다. 이자들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유토피아는 모두 지상에서 지옥을 만들었고 정작 설계자인 그들은 그 지옥에 살지 않았다. 평생 사회주의자였던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다음과 같이 말했고, 젊은 시절 한 때 사회주의에 심취했던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 조던 B. 피터슨(Jordan B. Peterson) 교수도 이에 동의한다. 중상류층 사회주의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자기보다 더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에 가득 찬 이들이라고. 

존 레넌(John Lennon)은 명곡 <이매진(Imagine)>에서 천국과 지옥도, 국가와 종교도, 사유재산과 탐욕도 없고 모두가 똑같이 나누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신좌익(New Left) 사상에 찌든 부인 오노 요코에게 받은 영향이 물씬 풍기는 곡이다. 아마도 레넌이 뉴욕 맨해튼의 최상류층만 사는 몇 천만 달러짜리 펜트하우스의 푹신한 소파에 드러누워 작사 작곡 했을 이 노래, 유족인 오노 요코와 두 아들이 저작권료로 엄청난 불로소득을 올리고 있을 이 노래는 존 레넌이 꿈꾼 세상을 실현하려던 캄보디아 크메르루주의 대학살을 그린 영화 <킬링필드(The Killing Fields)>에 삽입되었다. 롤랑 조페(Roland Joffe)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 나는 무료하고 나른한 존 레넌의 <이매진>보다 애절하고 투명한 이바 케시디(Eva Cassidy)의 <이매진>이 훨씬 좋다.  /홍지수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사족(蛇足): 사회생물학자 E. O. 윌슨(E.O. Wilson) 왈,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훌륭한 제도지. 근데 인간이란 동물에게는 안 맞아(Socialism and Communism, wonderful system wrong species)."



[홍지수]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