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경제팀 수장들이 30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자구계획 및 해외 자본 유치에 동의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며, 일자리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자율협약 종료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자구계획)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제팀 수장들이 마지막으로 노조 설득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전날까지 합의를 거부하고 이날 오후 총파업 결의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김동연 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을 대표해 호소문을 낭독한 김 부총리는 "금호타이어는 국내 자동차 산업과 지역 및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지만 높은 원가구조로 인해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대규모 중국 투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력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영자금 부족으로 몇 개월째 임금 지급도 밀려 있어 금호타이어 임직원과 가족분들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다음주 월요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다"고 금호타이어의 현 상황을 설명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신규투자를 통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며 "지금 금호타이어에 대규모 신규자금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투자자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해외 매각에 대한 노조의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가 변경돼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임직원들의 우려가 없을 수 없다"면서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원매자와의 협상을 통하여 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소위 '먹튀' 방지를 위한 2대 주주의 견제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부실의 주요 원인인 해외사업을 정상화하지 않고는 금호타이어의 회생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했다"는 말로 더블스타가 적절한 매각 대상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채권단도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2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사가 끝내 자구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신규자금이 지금 들어와야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다"면서 "노사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 여러분과 지역주민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는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 독자생존 가능성 확보 등의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고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정부도 여러분의 고통분담과 협력이 헛되지 않도록 금호타이어 정상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소중한 일자리를 꼭 지켜낼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임직원들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현명한 판단과 협력을 진심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