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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금호타이어, 남은 과제는?

2018-04-02 13:1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금호타이어가 노조의 극적인 동참으로 위기를 면하고 해외 기업에 매각됐다. 

이제 금호타이어는 몇 가지 철차를 거쳐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그간의 위기에서는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됐다. 또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하지만 이를 위해선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와 더블스타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이날 채권단과 찬성가결된 경영정상화방안을 두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하하는 한편, 유상증자와 3년 고용보장, 지분매각 제한(채권단 5년·더블스타 3년) 등도 확약한다.

이후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더블스타와 본계약을 체결한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에 총 6463억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하게 되며, 계약금으로 이의 5%인 323억원을 먼저 투입한다. 

투자 완료 이후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며, 채권단 지분은 23%로 줄어든다.  

그밖에 금호산업과의 상표권 협상,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위산업 부문 매각 승인 등의 절차를 마치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이 된다. 산은은 상반기 내에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관심사는 더블스타가 유동성 고갈로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조속히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 나아가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 수 있을지 여부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데드라인' 막판까지 해외 매각에 반대하며 회사를 법정관리 위기로 몰아넣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각종 안전장치 마련을 공론화시키는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음이 인정된다.

정부와 산은은 노조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기술만 빼내고 철수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견제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약속했고,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까지 방한해 금호타이어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고 투입된 자금을 회사의 설비와 기술 업그레이드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확약했다. 

앞으로 채권단이 더블스타와의 계약 과정에서 구체적인 견제 장치를 만들어 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이슈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생소한 기업이었지만 1921년 설립된 9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아시아 500대 브랜드' 가운데 중국 타이어 업체 1위, 아시아 타이어 업체 3위에 오를 정도로 브랜드 파워도 상당하다.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달 22일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는 대주주가 자회사를 통제하는 전통적 M&A 방식이 아닌,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가 독립된 경영 체제로 공동 협력, 공동 발전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형태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에 기반을 둔 타이어 업체라는 점에서 금호타이어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중국시장에서 도약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끄는 데 있어 더블스타의 역할이 기대된다.

채권단이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할 때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것도 이같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재차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서도 정부와 채권단은 중국 사업 정상화에 유리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통상 같은 업종 기업들간 M&A에서는 중복되는 분야의 구조조정이 뒤따르기 마련이지만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에도 중복 분야가 크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PCR(승용차용 타이어)이 주력인 반면, 더블스타는 TBR(트럭·버스용 타이어)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의 설립 시점은 1921년이었으나 타이어 사업에 진출한 것은 2002년 중국 화칭그룹 인수 이후부터다. 타이어 사업 시작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중국 내 15위 수준이던 사업 규모를 TBR 부문 5위권으로 도약시켰다. 

현재 광산업 전용 타이어, 중장거리용 타이어, 중단거리용 타이어, 도심 대중교통 버스용 타이어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방 차량용 타이어를 생산하는 등 상용차용 타이어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브랜드로 도약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2005년에는 중국 동펑 타이어를 인수해 PCR 사업에 진출했으나, 아직까지는 경쟁력과 규모 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뒤쳐져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환경 규제와 공급과잉에 대응해 공장을 이전하고 60% 이상의 노후생산 설비를 폐쇄하는 등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면 PCR 사업을 단번에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더블스타는 중국 최대 타이어 업체로 자리하게 되며, 글로벌 10위권 내에 진입하게 된다.  

더블스타는 향후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설비와 기술 업그레이드를 적극 지원해 글로벌 영향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 글로벌 톱5로 도약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더블스타와의 시너지를 위해서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해외자본유치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국내 기업이 인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았겠지만 강성노조로 꼽히는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국내 기업에서 온전히 인수 하려는 기업이 없었다. 

유일한 수단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노조의 극심한 반대로 법정관리 위기에까지 처했다. 하지만 마지막날 노조의 극적인 협조를 통해 현재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불협화음과 문제점도 들어났다. 집행부의 일방적인 결정도 문제가 됐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잡음은 없어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더 이상 국내 기업으로 존재하던 금호타이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본으로 운영되는 기업인 만큼 순간순간의 기회를 잘 살려내야 과거의 명성을 재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중론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뒤흔든 금호타이어를 노조의 협조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만들어냈다”며 “기회를 잡은 만큼 노사간의 화합된 모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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