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현대중공업의 숙련 근로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근로자의 평균근속연수가 해마다 줄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살펴본 결과 현대중공업의 평균근속연수는 2014년 기준 18.9년(남성 근로자)에 달했지만 해마다 줄면서 지난해 기준 17.1년까지 내려갔다.
연도별 평균근속연수는 2015년 18.1년, 2016년 16.8년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정규근로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1만804명에서 1만49명, 2016년 8672명까지 줄었다가 2017년 8675명으로 인원이 3명 늘었다.
근속연수와 근로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그동안 크고 작게 실행해 온 구조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에 불황이 불어닥친 2015년에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뒤를 이어 2016년에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기장 이상 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일감 부족' 등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해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자는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의 사무기술직과 생산기술직 근로자다. 이와 함께 55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기정년 선택제도 실시키로 해 당분간 숙련공 이탈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조조정안에 대해 근로자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단식 텐트 농성과 삭발의식, 항의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통상 조선소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전문직에 급여 수준이 높아 같은 복지 수준의 회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조선업종에 전반적으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다른 조선사로의 이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선업일자리희망센터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 퇴직 시 과거에는 중형 조선사 고문으로 가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대부분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최근 조선사들의 수주 상황이 회복세를 나타내 구조조정이 줄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수주 효과가 후반기부터 나타나는 만큼 내년 초쯤이 돼 봐야 고용 안정 등을 진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