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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가 만난 국회의원]함진규 "제왕적 대통령제 바꾸는 것이 국민개헌"

2018-04-05 18:35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4월 임시국회에서도 개헌‧추경‧방송법 등을 놓고 여야가 충돌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 후 여야 원내대표는 세 번이나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개헌 논의를 이끌어갈 여당과 제1야당의 개헌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한국당은 지난 3일 6월 개헌안 발의, 9월 국민투표 개헌 로드맵과 개헌안을 발표했다.

국회의 총리선출제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당 개헌안의 골자이다. 앞서 청와대는 국회의 총리추천‧선출제는 변형된 내각제라고 밝힌 바 있어 여당과 간극을 좁혀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지방선거 이후까지 개헌 논의가 이어질 경우 선거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가 예고돼 있어 개헌은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관제개헌’이라고 반발하는 한국당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함진규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다음은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에게 개헌 방향과 지방선거 전략을 들어본 일문일답이다.

-한국당은 왜 개헌하려고 하나.

▲“한국당은 집권 여당일 때부터 개헌을 준비해왔다. 개헌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헌법 1987년 9차 개헌 이후 3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하지만 모든 선진국들이 자주 개헌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들의 수난이 계속되면서 국민은 물론 정치권도 ‘사람보다 제도에 원인이 있다’고 인식하게 됐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부터 개헌 논의가 가속화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된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이제 시대의 요구가 됐다.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가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의 문제점은 통치구조를 대폭 손대지 않은 데 있다. 사실 우리 통치구조는 변형된 대통령제로서 3권분립에 맞지 않게 권력이 한쪽으로만 쏠려 있다. 분단국가로서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구조였지만 이제는 전문이나 기본권보다 가장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됐다.

그러니 이번 개헌은 ‘원 포인트’ 방식으로 통치구조만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통일이 될텐데 통일되면 또 헌법을 개정해야 하니까 국민에게 혼란만 주는 개헌보다는 이번에는 통치구조만 바꾸는 게 효율적이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의 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인데 국가운영 주체보다 견제기관이자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가 주도해서 개헌하는 게 헌법정신에도 맞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약속을 기계적으로 지키기보다 진짜 폐단을 고치는 개정 내용이 더 중요하고 여야가 그 내용에 합의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당과 개헌안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무엇인가.

▲“여당에서 준비된 개헌안이 없다. 대통령 개헌안으로 합의하자고 하는데 ‘2중대’가 아니라 ‘본부중대’로 보일 정도이다. 이렇게 여당이 여당의 역할을 못하는데 대통령 개헌안으로 개헌 논의를 하자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최근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민투표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저를 포함한 많은 의원들이 발의한 상태이다. 국회 처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함진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오른쪽)/사진=미디어펜

 
-한국당 개헌 로드맵을 설명해달라.

▲“한국당이 6월 개헌안 발의, 9월 국민투표 개헌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대통령 공약을 지키는 것보다 헌법을 어떤 내용으로 개정할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 가능한 만큼이라도 개헌하자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여야 모두 역지사지 심정으로 논의하면 합의하지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민주당도 앞으로 야당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한국당도 추후 집권 여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한다면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3개월동안 여야가 협의 과정을 거쳐 헌법 개정안을 수정 보완해가고, 아울러 국민들에게도 상세하게 알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야 합의만 나오면 6월 말 이전이나 지방선거 이전이라도 발의해서 9월까지 국민투표로 개헌을 확정하면 된다.”   

-한국당 개헌안의 골자가 국회의 총리선출제이다. 청와대에서는 변형된 내각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개 정부 형태를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로 분류하지만 그것만이 원칙은 아니다. 그 형태를 골간으로 해서 우리 체계에 맞는 구조를 찾아야 한다. 또 우리만의 독특한 통치구조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당이 제시한 개헌안의 분권형 대통령제는 지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확실하게 고치고자 하는 것이다. 또 하나 한국당만의 독특한 헌법 조항이 있는데 재정건전성 조항이다. 독일연방헌법과 스위스헌법에도 규정돼 있는 것처럼 국가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상한제를 규정해서 건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헌법에 이 조항을 규정하면 과도한 ‘국가재정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고, 미래세대에 경제 부담을 덜어줄 수가 있다.“ 

-지방선거가 2개월 남짓 남았다. 최근 후보 명단이 공개되면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지적도 나오는데 어떤 전략이 있나.

▲“현 정부가 추경과 본예산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정책들을 보면 중장기 전략이 없는 게 문제점으로 인식된다. 모든 대표적인 정책이 임기 내에만 투자한다는 5년짜리 근시안적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부작용이 벌써부터 불거져 있다. 또 최근 대학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늘리라는 교육부의 전화 한통으로 1년 넘게 준비해온 대입 전형이 혼란에 빠졌다. 

한국당은 이런 현상들을 반영해서 ‘진짜 민심 공약’을 개발했다. 그동안 5차례에 걸쳐서 전국 광역 지자체와 기초 지자체의 공약을 모두 분석하고 공통공약도 만들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청년과 여성이 바라는 공약을 제안받아왔다. 

이렇게 해서 한국당은 서민중산층을 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보를 지키고, 미래세대에 투자하고, 지역생활 밀착형의 공약을 준비했다. 

가령 문재인 정부가 가상화폐를 폭락시킬 게 아니라 그 위험성을 계속 홍보해 국민들에게 주지시키는 노력을 병행하면서 일정한 틀 속에서 유통되도록 하는 정책을 세우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시켰어야 했다. 

또 지금 한반도 정세가 대화 모드로 급변할 조짐이라고 하더라도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우리는 항상 ‘김정은의 위장 쇼’를 감시하고, 한미동맹을 중요시하는 노력을 중단할 수 없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 정책도 각종 조사에서 발표된 여론을 보듯이 자식을 낳으면 돈을 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최근 제가 발의한 법률로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 산후조리원 확산’ 등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이와 함께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충남도지사 후보로 이인제 전 의원 등이 발표되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유권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집권 경험이 더 많은 한국당의 중견 정치인을 쓸모없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정치신인도 좋지만 국가를 운영하는데 청년과 장년, 노년층까지 역할이 다 다른 법이다. 신인의 신선한 시각과 장년의 무게감 있는 경험이 합쳐질 때 더욱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개혁의 출발점은 첫째, 자기로부터 둘째,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현재의 적폐 기준을 세워놓고 과거를 재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 과거는 과거대로 그 시대에 통용되던 관습과 문화가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청산해야 할 구태인 것은 맞지만 지난 과거를 모두 청산하겠다고 처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 정부는 제도를 개혁해서 나라를 미래지향적으로 끌고나가야지 국민 단합도 가능하다. 앞으로 한국당은 혁신을 통해 잘못된 것은 고치고 바로잡되 보수의 정신으로 국민에게 옳은 길, 국익을 위한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우파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면서도 좌파의 생각을 무조건 비판만 하지 않고, 군소정당의 정책도 좋은 것은 업데이트해나가면서 정책으로 경쟁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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