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SK그룹이 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을 설립한지 올해로 65주년을 맞는다. ‘선경직물’에서 시작한 SK그룹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변화와 혁신을 거쳐 반도체·정유화학·통신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의 취임 당시인 1998년 32조원 가량이던 SK그룹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82조원으로 6배 가량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으론 명실공히 재계 2위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자갈밭 섬유공장에서 재계 3위로 '퀀텀점프'
SK그룹은 창업주 고(故) 최종건 전 회장이 1953년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경기도 수원 평동에 설립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에서 출발했다. SK의 창립기념일인 4월8일은 선경직물의 설립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월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 신년회'에서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뉴 SK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SK그룹은 1962년 2대 고(故) 최종현 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했다. 당시 섬유업계 최초로 4만6000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하고, 아세테이트와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하면서 SK는 명실상부한 섬유그룹으로 도약한다.
SK는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한 뒤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함으로써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이후 1980년 대한석유공사,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등에 힘입어 명실 공히 '에너지화학·정보통신'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최태원 해답은 '반도체'…국내 대표 수출기업 '우뚝'
최종건, 최종현 회장에 이어 1998년 최태원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SK의 '딥 체인지'가 시작됐다. 최태원 회장이 내놓은 해답은 ‘반도체’ 였다.
그가 2011년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거두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5%를 담당하는 캐시카우다. 최 회장은 또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SK그룹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연도별 SK그룹 매출 대비 수출비중 /자료=SK
이 과정에서 SK그룹이 보여준 수출실적도 놀랍다. 최 회장은 취임 후 6년만인 2004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139조원 중 수출이 75조4000억원(54.2%)에 달했다. 이는 2014년 수출비중(52.2%)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SK그룹 수출액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578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로 인수된 하이닉스의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ICT 계열사 전반의 성장동력이 확대되고, 에너지·화학, 물류서비스가 고른 수출 성장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줬다.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 MBA 를 개설하고 , 사회적 기업이 만든 잉크젯 등을 유통하는 행복나래를 만든 것도 최 회장 역할이다.
◆신사업에 3년간 80조원 투자…"뉴SK 원년 삼는다"
SK그룹은 수출 600억 달러, 고용 8만 명을 책임지는 재계 3위로 성장했다. 올해는 최 회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강조한 '딥체인지(사업구조 근본혁신)' 속 '글로벌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보'를 새로 천명했다. 수출 주도형 성장과 글로벌 경영의 성과를 위해 한층 진화된 경영 구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용한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
최 회장 역시 일선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중국,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정부 리더들과 만나 협력을 모색했고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등 재계 리더들과 만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K그룹은 향후 3년간 80조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를 결정한 상황이어서 최 회장 행보가 예의주시된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6일 그룹 창립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중국 보아오포럼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공고히 하기 위해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보아오포럼에서 어떤 큰 전기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