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노동조합 전성시대다. 사장실을 무단 점거해 폭력을 행사하고 농성을 벌여도 아무도 그들을 막지 못한다. '정권 교체'에 큰 보탬이 된 광화문 촛불집회의 중심에도 그들이 있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막강한 노조라도 갖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빛내고 있는 삼성그룹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세계 1위 삼성은 불법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바벨탑"이라며 "무노조 전략을 시행에 옮긴 노조파괴 불법왕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촛불혁명으로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것보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철퇴를 내리고 삼성의 모든 계열사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것이야말로 진짜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주장했다.
"삼성공화국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민주주의도 노동자의 권리도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도 했다. 노동자는 '선', 사용자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낸 대목이다. 자신들이 참견하면 '불법'이었던 삼성이 '합법'이라도 된다는 건가. 오만한 발상이다. 이런 '과격한 생떼'만으론 국민들의 지지는커녕 삼성 직원들의 마음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기준 노동조합 가입률은 약 10%다. 1989년에는 19%로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5년 말 조사 결과 10.2%에 그쳤다. 이쯤 되면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근로자만 원망해선 안 된다. 그들이 왜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지, 왜 탈퇴하는 것인지 짚어보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일 사장실을 무단 점가한 한국GM 노조./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되레 자신들이 근로자의 대표인양 행동하고, 동시에 기업 오너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을 좌지우지 한다고 비난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이뿐인가. 회사 사정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연봉 올리기에 급급해 파업을 일삼는 행태는 도를 넘은지 오래다. 거기에다 정치싸움에 앞장서 특정 정당의 입장까지 대변하고 있으니 그들의 존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들의 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것도 문제다.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피한다' 해도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그러면서 노동자는 '선'이고 '약자'라고 규정하는 뻔뻔함까지 탑재했다. 그런 그들이 삼성을 '불법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건가 싶다.
글로벌 시장은 '불법으로 쌓아올린 바벨탑'이 1위를 할 수 있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좋은 물건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세상에 이로움을 선사한 기업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대한 업적의 길목을 노조가 막고 있다. 그러니 가입률이 10%밖에 안 되는 거다. 시장의 눈은 정확하다.
그리고 삼성 그룹 내에는 이미 다수의 노조가 존재한다. 민노총이나 금속노조가 끼어들 여지가 없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노조 설립을 주장하며 '헌법'을 운운하기도 한다. 하지만 헌법에 명시된 단결권은 '노동조합을 만들라'는 의미가 아닌 직원들의 단결권을 보장해주라는 의미다. '단결권'이 반드시 노조의 형태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대한민국이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한 것보다 노조의 오만함에 철퇴를 내리고 모든 기업에서 노동조합이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진짜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징표다. 왜냐하면 노조를 무너뜨리지 않는 한 시장경제, 기업할 권리는 단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노조에 가입 않느냐"고 억지 부리기 전에 노조 자신들을 되돌아보라. 물론 되돌아보고 바뀐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노조에 가입해야 할 이유는 없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