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기재오류로 8년치 수주액을 무더기 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해양 플랜트 수주액은 3조원에서 8700억원까지 줄어드는 등 공사대금을 깎아준 것만 해도 총 3360억원에 달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수주 총액에 대해 기재오류로 정정한다고 3일 공시했다.
각각 드릴십 등 해양 플랜트 사업에서 기재오류가 발생했고 정정 전과 정정 후의 차액은 3356억원에 달했다. 정전 전까지만 해도 25조580억원에 달했던 수주액이 24조7223억원까지 줄어든 것이다.
이 중에는 수주 계약의 총액이 정정 전보다 70%까지 줄어든 해양 플랜트 사업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5월에 아시아지역 선주사인 자드코로부터 수주한 Fixed Platform 해양플랜트 사업의 경우 정정 전 2조9045억원에 달했던 수주액이 8658억까지 줄었다.
수주액은 공사 진행 단계에 따라 매출액으로 잡힌다. 이같은 실수는 회계상 오류를 일으켜 손실로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입력에 주의가 필요한데, 사실 확인 결과 직원의 단순 기재 실수였다는 게 대우조선 측의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 IR 담당자는 "공시 입력 때 전년 대비 실적이 준 것으로 나타나 재차 파악해보니 표 작성에 오류가 있어 수정해 올렸다"고 말했다.
외부에 공개되는 회계 장부인 사업보고서 특성상 금융당국이 제시한 양식이 별도로 있고 그 안에 수주액을 입력해야 한다. 이 경우 엑셀표를 작성하는 직원의 실수로 사업별로 한 칸씩 금액을 밀려 작성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또한 이번 건은 회사의 착오로 인한 정정 공시로 재무제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회사 내부 장부에 기재됐을 시 회계 오류가 분명하지만 사업보고서상 양식에 틀리게 적었다면 그 양식은 숫자만 바꾸면 된다"면서 "30일에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이후 며칠 만에 스스로 정정한 것을 보면 내부 장부에서 문제가 발생된 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해양 플랜트 사업은 공사 진행률이 90%를 넘겼음에도 잔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업이 있어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장기간 제작이 진행되는 조선사나 건설사들의 수주 사업은 계약 시 공사 진행률에 따라 단계별로 잔금을 입금받는다.
공사 착수 시 수주액의 10%를 받고 50% 이상 공사가 진행되면 나머지 50% 대금을 받는 식이다. 이때 1000억원 수주 공사에서 30% 공사가 진행되면 회계상에는 300억원의 매출이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착수 시 받은 100억원의 비용만 반영된다.
이는 외상매출로 선주사 측의 파산과 인도 지연 및 거부 등으로 공사 대금을 못받는 '미청구공사액' 발생 시 예정 원가율 상승에 따른 손실 등이 발생하게 된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