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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원 댓글조작' 드루킹, 무리한 청탁 배경 입열까

2018-04-16 13:3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민주당원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드루킹'(필명) 김모씨가 댓글 작업에 따른 대가로 지인과 본인의 자리를 청탁한 배경에 대해 향후 검찰 수사에서 입을 열지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는 '드루킹' 김씨가 본인 혐의에 대해 어떤 취지로 진술하고 관련 증거자료를 밝히느냐에 따라 수사의 가장 큰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김씨는 긴급체포되기 8일 전인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 생각 없는 놈들아,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진짜 까줄까? 진실을 알게 되면 멘붕할 것들이 나를 음해하고 날뛰어"라며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댓글 부대가 실존했고 이들이 누군가를 위해 일했고 자신이 이를 알고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댓글 작업에 대한 청탁으로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지인을 임명할 것을 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요구했고, 본인 또한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구했다 거절당했다는 소식이 15일 알려져 진보성향 파워블로거로서의 온라인 영향력으로 이권을 추구한 브로커라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필명 드루킹을 유명 온라인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인 '드루이드'와 왕의 뜻을 가진 영어단어 '킹(King)'을 합쳐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 일부는 김씨의 닉네임 드루킹에 대해 "스스로를 문 대통령을 당선시킨 '킹 메이커'라고 착각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경찰로부터 '평창올림픽 기사 매크로 조작'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이르면 17일 인터넷 여론조작 혐의로 '드루킹' 김씨 등 3명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구속된 이들은 USB메모리를 활용해 텔레그램 특정대화방으로 관련 상황을 공유하면서 체계적인 매뉴얼에 따라 극비리에 댓글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1월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 기사에 달려 있는 댓글 2개를 대상으로 ID 614개를 동원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감' 클릭을 반복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5~6개 텔레그램 나머지 대화방, 압수수색으로 확보했지만 암호로 잠겨있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나머지 휴대전화들 및 PC, 공범 2명의 진술 등 추가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선 댓글 의혹으로까지 의혹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원이자 파워블로거인 '드루킹' 김씨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Sj Kim 계정)에서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라며 자신이 이를 알고 있음을 암시했다. 사진은 김씨가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올린 모습./사진=김모씨 페이스북 계정


특히 경찰은 압수해 확인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중 한 정치권 인사가 김씨에게 지난해 대선 당시 '후보(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로 답문 보낸 것을 확보했다고 전해 김씨와 연루된 정치권 파장이 어디까지 커질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한 김씨가 지난 8년간 운영해온 느릅나무출판사는 책 한권도 출간한 적 없으나 건물주에게 매달 임대료를 밀리지 않고 제때 낸 것으로 알려져 출판사 인건비 등 운영자금에 대한 출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평일·주말 상관없이 느릅나무출판사에 늦은 밤 20~30명씩 자주 모였다고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씨가 2014년부터 점조직으로 운영해온 '경제적공진화모임' 카페(회원 2500여 명) 구성원들로부터 회비를 받아가며 이권을 챙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김씨는 페이스북에 '소액주주운동가, 공동체를 통한 경제적자유의 달성 추구'라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김씨는 페이스북에서 "온라인에서 문재인 지지자들이 밀리니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결국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요즘 네이버 엉망진창인데 청소하러 가볼까? 자한당하고 일베충들은 긴장 타야지?"라면서 자신의 친문 성향을 공개했다.

경찰은 현재 김씨 등 구속된 피의자들이 지난해 대선 시기를 포함해 다른 인터넷 포털에서도 유사한 여론조작 행위를 했는지, 이와 관련해 여권 인사들과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한 보강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기소는 우선 경찰이 송치한 내용(댓글 2개 추천 조작 혐의)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며 "경찰이 사건을 추가로 송치해오면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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