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전세계 선박 수주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수주 절벽을 겪었던 2016년 실적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각각 반영돼 아직까지 회복세를 판단하기란 이르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이 건조에 성공한 LNG운반선/사진=현대중공업 제공
17일 영국의 조선 전문 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사들의 누적 수주량은 263만CGT로 집계됐다. 경쟁국인 중국 196만CGT, 일본 80만CGT를 제치고 수주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경우 1분기 점유율은 32%로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지만 선주사들의 발주 선종 변화 등에 따라 국내 점유율(42%)에 뒤쳐진 상황이다.
최근 해외 선주사들은 황산화물 배출 제한 청정해역 설정 등의 환경 규제에 따라 고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선박인 LNG, LPG 등으로 발주를 진행해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수주한 물량의 경우 컨테이너, LNG, LPG선박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사의 각사별 수주별 선종은 대우조선해양 LNG 8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특수선 1척 등으로 총 23억6000만달러, 현대중공업 LNG 3척, LPG 8척, 유조선 10척, 컨테이너선 6척, 초대형 광탄운반석 2척 등 20억달러, 삼성중공업은 14척 수주로 15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선주사들의 발주 물량 중 70%가 탱커와 벌커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LNG와 LPG,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면서 "기존에 중국은 가스선과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주 비중이 3~7% 사이라 경쟁력에서 뒤쳐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릿고개 2016년 실적 반영의 해 "내년까지가 최대 고비"
이같은 추세와 달리 조선사들의 고민은 오히려 커져가고 있다. 회계 기준상 2016년 수주 성적이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 당장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선박이 인도되기 까지 최소 2년 가까이의 작업시간이 소요되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그해 선박 수주 실적은 당해년도 재무제표 실적에 잡히지 않는다. 단계별 공정률에 따라 선박 대금 일부를 나눠서 받기 때문이다.
올해 수주 실적에 잡히는 선박의 경우 건조 기간이 2년 사이에 있는 2015~2016년께 물량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조선 업계에는 불황이 이어져 발주 물량이 줄고 선가가 하락하는 등 보릿고개가 극심했던 터라 벌써부터 한숨을 쉬는 조선사들이 늘고 있다.
클락슨과 통계청에 따르면 당시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은 2015년 960만CGT에서 2016년 201만CGT, 신조선가는 131에서 123까지 줄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6년은 발주량 자체도 적고 선가가 좋지 않아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면서 "실적 뚜껑을 열어보면 저가 수주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고, 내년 실적 또한 올해 수주 물량에 따른 선수금 규모와 인도 시점이 잡힌 선박의 잔금 반영 등의 문제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