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이번 회담의 평가가 좋으면 남북이 서로 오가는 정상회담과는 별개로 판문점 회담이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가지 의미가 있다”며 그 첫 번째를 “사상 처음으로 북측 정상이 남측으로 내려와서 판문점에서 회담이 열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비서실장은 “판문점 회담을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평가가 좋으면 판문점 회담이 정착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일체의 의전이나 행사보다 중요 의제에 집중하는, 실제로 앞으로 회담이 이어질 수 있을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비서실장은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두 번째 의미에 대해 남북에 이어 북미로 이어지고, 필요하면 남북미로 연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 경우에 따라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격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동안 많은 남북간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웠던 것은 남북, 북미, 한미의 소통이 조화되지 않은 것에 있다. 지난 10.4공동선언도 북미간 회담이 없어서 소통에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비서실장은 “현실 외교에서 중요한 방향 전환이란 건 미국의 인내와 동의 없이는 어려운 것”이라며 “제 얘기 아니고 독일 통일의 주역 빌리 브란트와 함께 동방정책의 설계자인 에곤바의 말이다. 당시에도 미국의 인내와 동의를 통해서 화해협력정책을 모색했던 에곤바가 자신의 자서전에 이런 말을 적으면서 헨리 키신저에게 평생 고맙다고 썼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남북, 한미는 물론 북미간 소통이 함께 열리도록 많은 공을 들여왔다”고 말한 임 비서실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세 번째 특징으로 “핵심 의제에 집중하는 회담”을 꼽았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남북과 북미는 물론 주변지역의 획기적인 관계 개선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남북정상회담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이날 판문점 회담의 정례화와 관련해 “그렇게 되면 정상회담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정례적으로 열리면서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양 정상이 직접 핫라인으로 통화하면서 (실무적인 내용은) 수시로 판문점 회담으로 갈 수 있을지가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온 경과 사항에 대해 임 비서실장은 “이미 2차례 통신 분야 실무회담이 있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20일쯤 핫라인이 개통돼 시범 통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제안해놓은 두 번째 고위급회담은 내일 열리는 실무회담에 따라서 일정이 조정될 것이고, 실무회담이 더 필요하면 한차례 더 열릴 수도 있고, 국정원 차원의 소통도 항상 열려 있어 매우 원활한 데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평양 방문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비서실장은 남아 있는 과제에 대해서는 “‘4.27 선언’ 혹은 ‘판문점 선언’에 담을 내용을 상당히 고심해서 마련 중에 있다”며 “뼈대를 마련했고 대통령과 세차례 검토했지만 정상간 합의 내용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담을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임 비서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순간을 생중계하는 여부,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동반 여부, 남북 정상의 동선 등이 마지막 중요한 협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청와대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