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GM노조에 언제까지 질질 끌려다닐 것인가?
노조는 막무가내로 사측의 고통분담방안을 대부분 거부하고 있다. 회사는 초대형 부실과 유동성 고갈로 문을 닫기 일보직전이다. 노조는 내몫은 반드시 챙기겠다고 버티고 있다. 회사가 살기위해선 일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배가 침몰하는 데 모두를 다 살릴 수는 없다. 노조의 연대의식은 이해가 간다. 정서적 연대만으론 회사가 이미 거대한 암초를 만나 침몰하고 있음을 중시해야 한다.
노조의 몽니는 한국적 전투노조의 완강함을 보여준다. 노사간 임단협 협상시한인 지난 20일까지 문을 닫은 군산공장 근로자 희망퇴직을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우겼다. 복리후생이 줄어드는 것도 안된다고 했다. 한국GM은 3조원대 자본잠식 상태에서 근로자들에게 줘야 할 급여재원마저 고갈되고 있다. 4월중에만 2조7000억원의 현금이 필요할 만큼 회사곳간이 텅텅 비었다. 미국본사와 산업은행의 증자와 자본수혈이 없으면 법정관리로 가야 한다.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노조는 버티기와 거부로 일관하고 있다. 친노조인 문재인정부를 믿는 것 같다. 자신들이 주도한 촛불시위로 탄생한 문재인정권이 노조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현정권에 청구서를 내밀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GM노조가 자구안을 거부하면서 협상타결 시한이 연장됐다. 촛불탄핵의 일등공신인 노조에 정부가 질질 끌려다니고 있다. 정부는 정치적 해법을 지양하고, 노사자율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폐쇄된 한국GM군산공장. /미디어펜 자료사진
정부는 한국GM 노사협상을 23일로 연장한다고 했다. 노조를 잔뜩 의식한 엿가락 대응이었다. 정부의 우유부단과 노조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섰다. 정부가 구조조정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노조에 끌려다니고 있다. 구조조정과정에서 신속하게 대응한다고 공언해온 정부가 스스로 번복하고 있다. 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
노조는 더 이상 몽니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고통분담을 거부하면 파국이 초래될 것이다. 친노조정부가 자신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것이라는 장밋빛 낙관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노조정부라고 해도 국민과 언론의 동의가 있어야 국민혈세를 투입할 수 있다. 국민과 언론이 반대하는 데 무작정 국민세금을 노조를 위해 투입할 수는 없다.
GM본사는 한국에 대한 출장 금지령을 내릴 정도로 막가파노조에 대해 신물을 내고 있다. 미국본사는 노조가 타협을 거부하면 공장폐쇄 등 강경조치를 내릴 것이다. 노조는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게 된다.
노조가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한국공장 직원 1만4000명과 협력업체 임직원 16만명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노조가 고통분담과 구조조정을 수용해야 본사에서도 한국공장에 신차물량을 배정하고, 증자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한국GM 경영진의 책임도 중요하지만, 노조의 대승적 결단도 더욱 필요하다. 노사 모두 부실을 해소하고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합심해야 한다.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안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산은과 정부도 혈세투입의 명분을 얻게 된다.
청와대는 정치적 해법을 지양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의식해 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면 게도 구럭도 잃게 된다. 최근 자구안을 거부하며 파업을 벌였던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해 정치적 해법은 없다고 통보한 것은 바람직했다.
노조는 정권의 지원이 없음을 알고,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동의했다. 한국GM 구조조정도 금호타이어처럼 노사 자율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시장의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자구안과 고통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위한 노조의 결단을 기대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