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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1 넘는 청약경쟁률에 집값도 고공행진…대구가 끓는다

2018-04-25 12:05 | 홍샛별 기자 | newstar@mediapen.com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방 주택시장이 침체의 길로 들어서고 있지만 대구광역시는 세종시와 함께 오히려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늘고 있는 추세지만 대구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고, 신규 분양시장도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길 정도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1월보다 3%(11799가구) 증가한 6만903가구. 미분양 주택이 6만가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9970가구)이 1.2%(122가구) 증가하는 동안 지방(5만933가구)은 3.4%(1677가구)나 늘어날 정도로 지방에서의 미분양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특히, 지방 미분양 주택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미분양 주택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구는 미분양 주택이 135가구에 불과하다. 미분양이 거의 없는 세종시와 두 자릿수에 불과한 서울과 함께 사실상 '미분양 제로'인 셈이다.

미분양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얼마전 북구 복현동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GS건설의 '복현 자이'는 251가구 모집에 4만 302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71 대 1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대림산업이 지난 1월 중구에서 분양한 '대구 e편한세상 남산'도 346대 1이라는 보이며, 올들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 2월 전국 시도별 미분양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분기 대구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54대 1로 전국 평균(11대 1)보다 5배 정도 높다. 또 지난해 1분기 대구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3대 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분양시장에서 청약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분기 대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97% 상승했다. 서울(6.16%)과 경기(1.68%)를 제외하면 지방에서는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3주(16일 기준)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2% 오르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0.28%)와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동작구(0.27%)를 제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대구 전체로 봤을 때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 최고다. 전국적으로 전주대비 매매가격이 0.03%하락했지만 대구는 0.07% 오르며 서울(0.05%)을 제쳤다. 지방 아파트값이 하락행진을 이어가는동안 대구는 지난 3월 19일부터 5주째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구와 함께 한동안 지방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던 부산은 쏟아진 물량과 정부 규제라는 악재가 겹치며 0.24% 하락했다.

최근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자료=한국감정원



이처럼 대구 분양시장이 달아오르고 집값이 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기존 도심 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

대구 수성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대구에서도 주거 환경이 뛰어난 도심 지역은 기본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신규 공급은 부족한 데다 정비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까지 몰리며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의 강남격인 수성구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군까지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많다"고 덧붙였다.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에도 대구는 규제의 틈에서 빗겨난 것도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등 규제의 칼날을 피해 가면서 거래도 위축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재건축 수요 등으로 인한 상승이 부분적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구는 재건축과 교육 등으로 인한 배후 수요가 탄탄한 편"이라면서도 "지역 경제가 특별히 좋아지거나 인구가 급작스럽게 증가하는 일이 없는 이상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은 이어 "일각에서는 부산의 투자 수요가 대구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이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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