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정광성 기자]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다. 남북 분단 역사상 북한 최고지도자의 최초 방남인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방법으로 MDL을 넘을지 전 세계의 초미의 관심사다.
우선 김 위원장은 판문점에 들어가기에 앞서 평양에서 판문점 인근까지 승용차·기차·헬기를 이용해 이동할 전망이다.
먼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평양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개성으로 내려와 판문점으로 바로 향하는 방법이 있다. 평양에서 개성은 168㎞ 거리로, 시간상으로는 2시간 정도다. 서울에서 대전 거리(160㎞)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동 시간은 짧지만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상당히 낙후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기차를 이용, 개성으로 내려온 뒤 승용차로 갈아타는 시나리오도 있다. 최첨단 방탄 기능이 적용된 김 위원장의 전용 벤츠 차량을 기차로 개성까지 운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기차를 이용한 이동 가능성도 높지 않다. 김 위원장이 방중 때 이용한 특별전용 열차는 방탄 열차여서 시속 70㎞로 매우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시간상의 이유로 하루 전 개성으로 내려와 숙박을할 수도 있다.
하늘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판문점 인근 군부대나 판문점 내 헬기장까지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헬기에서 내린 뒤 미리 대기시켜 놓은 차량을 타고 판문점 내 회담장소로 넘어가는 동선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특사단 5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난 3월 5일 접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사진=청와대 제공
-김 위원장 판문점 내 MDL 차로 또는 걸어서 넘을까?
일각에서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 남한으로 내려오는 동선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때처럼 도보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차량을 이용해 내려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차량을 통해 MDL을 넘어온다면 1998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할 때 이용한 도로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회담과 관련한 동선을 협의하는 남북 실무진 입장에서는 과거 정 명예회장이 이용한 전례에 비춰 해당 통로를 활용하는 것이 편리성과 상징성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북한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에 대한 경호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도보 보다는 자체 의전용 방탄 차량을 이동수단으로 선택하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명혜회장이 이용한 길은 통일각과 자유의 집 사이에 있는 7동의 건물 중 북한군 휴게소로 사용하고 있는 회색 건물 옆 통로다. 이곳은 판문점 내 차량으로 남북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도로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이 도보를 이용해 내려올 가능성도 배재할수 없다. 걸어서 내려오는 경우, 통일각과 자유의 집 사이에 있는 7동의 건물 중 하늘색 건물 3동 중립국감독위원회 회담장(T1),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T2), 실무장교 회담장(T3)의 사잇길을 통해야만 한다.
북측에서 걸어서 남한으로 걸어올 수 있는 곳은 T1과 T2, T2와 T3 사이의 통로 2곳뿐이다. 이 두 통로 가운데는 각각 MDL을 의미하는 높이 5㎝, 폭 50㎝가량의 콘크리트 연석이 놓여 있다.
김 위원장이 도보든 아니면 차량이든 MDL을 넘어오는 모습은 한반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남북이 양 정상 간 악수 순간 등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합의하면서, 김 위원장이 도보로 MDL을 넘어오는 장면이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가 지켜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연 어떤 수단을 이용해 넘어올지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27일 도보를 통해 군사사분계선을 넘어올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