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퇴근이 빨라 여가시간도 많아지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늘었어요. 또 생산량이 늘며 회사사정이 좋아져서 기존 보다 월급도 늘었습니다."
25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만난 신희균 직장(생산 관리직)은 이달 초부터 시행 중인 주간 연속 2교대에 매우 만족한다며 두루두루 장점을 늘어놓았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차체 3라인 /사진=쌍용차
자신들이 만든 차가 잘 팔려 다른 자동차 회사와 같은 근무방식을 적용하게 됐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기쁨이 느껴졌다.
쌍용차는 지난 2일부터 총 3개 조립라인 중 1라인과 3라인에 대해 주간 연속 2교대를 실시하고 있다. 전반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후반조는 오후 3시40분부터 밤 12시30분까지 근무하고 잔업 1시간을 더하는 방식이다.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코란도C 등을 생산하는 1라인은 워낙 생산 수요가 많아 기존에도 주·야 2교대를 시행하던 것을 주간 2교대로 전환했고, 기존 주간근무 8시간에 야간 잔업 3시간을 더해 1교대로만 운영돼 오던 3라인은 지난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며 주간 2교대로 가동 시간을 늘렸다. 이로 인해 인력 수요가 늘어 희망퇴직자, 해고자 등 총 26명을 복직시키기도 했다.
신희균 직장은 "근무조별로 근무시간이 줄다 보니 생활의 여유는 생겼지만 그만큼 임금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면서 "오늘(매달 25일)이 급여 날이었는데 월급이 오히려 올랐더라"며 기뻐했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대신 생산량이 늘면 그에 따른 보전 수당을 지급하기로 노사간 합의하면서 주간연속 2교대 도입 후에도 임금 손실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 실시로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생산성 향상을 통한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근로자들이 프레임에 엔진과 전장부품들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주간연속 2교대로 직원들은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고, 회사는 7.6%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간 생산규모를 1만대 늘릴 수 있게 됐다"면서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주 52시간 법제화(300인 이상 사업장)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둘러본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은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근로자들은 렉스턴 스포츠와 G4렉스턴, 그리고 수출용 코란도 스포츠가 뒤섞여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차체에 시트를 얹고, 전기장치를 조립하고 문짝을 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탄탄한 강성이 눈으로 보이는 듯한 완성도의 프레임에 엔진과 브레이크, 머플러 등 구동장치를 얹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다른 자동차 공장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프레임과 구동장치가 조립된 섀시 위에 차체를 얹으니 비로소 차량의 외관을 갖춘 모습이다.
김춘식 조립3팀장은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은 국내 유일의 프레임 타입 전용 공장"이라며 "프레임 타입은 어느 차종도 생산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3라인은 하루 평균 264대, 시간당 16대를 조립하고 있으며, 평일 잔업 1시간과 주말 특근까지 시행하고 있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이 이처럼 바쁘게 돌아가고 조립 3라인이 주간연속 2교대에 들어가며 일부 퇴직 근로자를 복직시킬 수 있었던 것은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호조 덕이다.
올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는 최단기간 1만대 계약 실적을 달성하며 1분기 8264대가 출고됐다. 쌍용차가 올 연말까지 계획한 3만대 판매 목표 가운데 현재 2만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올렸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차량의 하부와 차체를 연결시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사진=쌍용차
송승기 상무는 "렉스턴 스포츠는 지금 계약해도 출고까지 3개월을 대기해야 될 정도로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중대형 SUV 세그먼트에서도 리더의 자리를 굳히며 SUV전문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쌍용차의 공장풍경은 수많은 고비와 위기를 함께 넘어온 노사간의 통일된 한뜻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쌍용차는 선진 노사문화를 안착시키고 꾸준히 회사를 생각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주간 2교대 역시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었다. 이런 쌍용차노사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