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 동일인 지위를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하면서 롯데의 공식적인 총수 지위가 신동빈 회장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SDJ코퍼레이션이 계열사에 편입돼 있는게 롯데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롯데그룹 동일인을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나 법인으로 통상 기업 총수를 의미한다. 매년 5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계열사·특수관계인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데 동일인 여부는 공정위 재량에 따라 판단한다.
동일인으로 간주되면 자신과 6촌 이내 친인척의 기업 현황과 거래 정보를 모두 공시해야 한다. 또 일감몰아주기 등 각종 위법행위에 대해 검찰 고발 대상이 된다.
이에 롯데그룹은 "공정위가 롯데의 경영현실을 반영하고 롯데의 계열범위를 가장 잘 포괄할 수 있는 인물로서 신동빈 회장을 동일인 지정한 만큼, 신동빈 회장이 공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롯데를 대표하며 경영을 이끌어 나가게 됐다"고 해석했다.
또 "그간 신 회장은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룹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러한 롯데의 개혁작업이 지체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동일인 변경으로 기존 6촌 혈족과 4촌 인척이 각각 7촌과 5촌 인척으로 바뀌어도 일감몰아주기 등 이슈와 관련해 크게 달라지는 친족이나 계열사는 없다. 다만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의 계열사수는 2017년 90개에서 2018년 107개로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계열사가 1년새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이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해당회사와 그 자회사까지 총 14개사가 모두 롯데의 계열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이 회사들은 롯데의 경영상 판단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열사로 편입된 것으로, 향후 대규모기업집단의 계열사로서 공시 의무 및 규율 준수 등을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 우려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