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가 "이미 경남도지사를 2번 했으니 오히려 홍준표 대표에게 한국당을 맡기지 말고 직접 맡는 것이 보수를 지키는 방법 아니겠나"라고 묻자,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오만을 견제해야 한다"라고 응수하면서 8일 열린 첫 대면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지사 예비후보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드루킹 사건 의혹과 경남 현안, 홍 대표의 막말 논란으로 비판받는 한국당 상황 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김경수 예비후보가 이날 홍 대표의 발언들을 언급하면서 "이미 경남도지사를 2번 하셨으니 오히려 홍준표 대표에게 한국당을 맡기지 말고 (직접) 맡는 게 보수를 지키는 방법 아니겠나"라고 묻자 김태호 예비후보는 "국민의 뜻이 반영되어 있지만 표현이 거칠고 너무 많이 나간 느낌"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태호 후보는 "과연 누가 경남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만들어 내는가가 급선무"라며 "민주당의 오만을 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에 김경수 후보는 "경남 지역 숙원 사업인 가야 복원 사업을 국정과제로 만드는 등 정치인으로도 그동안 충분히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경남은 이번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김경수·김태호 두 후보에게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경남 김해을 지역구를 두고 붙은 후 6년 만의 '리턴 매치'이기도 하다.
두 후보는 이날 관훈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고교 무상급식제와 경남의 경제성장 방안 등 정책 공약을 두고 공방에 들어갔다.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를 향해 "경남지사 재직 시기에 경제성장률이 높았다고 하지만 임기 말 (경남 성장률이) 전국 성장률의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하자, 김태호 후보는 김경수 후보에게 경남 지역내총생산을 묻고 답변을 못하자 "107조 원 정도 된다"고 응수했다.
두 후보의 무상급식제 공약과 관련해 홍준표 대표가 과거 경남지사 당시에 무상급식을 중단해 일어났던 논란이 언급되자 김태호 후보는 "홍준표 대표의 도정을 평가하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과거엔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고 강조했고, 김경수 후보는 "홍 대표가 무상급식을 중단하면서 도 교육청이 아이들 교육을 위해 써야 하는 비용을 무상급식에 돌려쓴 금액이 1000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드루킹 연루 의혹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각자의 약점에 대해 두 후보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김경수 후보는 "필요하다면 특검 아니라 특검 더한 것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드루킹이 자신에게 10개의 기사링크를 보낸 것과 관련해 "좋은 기사가 있으면 주변에 알려달라고 하는 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이고 더구나 그게 10건밖에 안 된다는 건 무슨 의도가 없다는 걸 반증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혹시 (내가 출마하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민주당 지방선거에 문제되지 않을까 염려했다"며 "하지만 그러한 정치 공세에 굴복하는 게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에 누가 된다고 판단해 출마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태호 후보는 앞서 박근혜정부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한 이력과 관련해 "당시 최고위원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2년간 정치를 떠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수가 궤멸의 부분에 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가와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자세로 봉사와 헌신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경남의 미래를 위해 진보와 보수, 여야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지사 예비후보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