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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다, 너땜에!'땜에 미치겠다…단막극 묘미, 이유영·김선호·권도운 발견

2018-05-09 09:06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미치겠다, 너땜에!'가 단막극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현실적인 심쿵 로맨스가 맛깔스러웠고 새로운 연기자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

지난 7, 8일 이틀 동안 방송된 MBC 단막 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연출 현솔잎, 극본 박미령)가 드라마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청률은 2%대에 그쳤지만 동시간대 경쟁작 '우리가 만난 기적'(KBS2)이나 '기름진 멜로'(SBS)가 워낙 강자들인데다 단막극의 한계로 어쩔 수 없었다.

사진=MBC '미치겠다, 너땜에!' 포스터



사실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남녀 연애를 풀어낸 것으로 그리 특별할 것은 없었다. 오랜 친구로 지내온, 속된 말로 '남사친' '여사친'이 어찌어찌 하다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고 이후 아닌 척 했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발전 가능성을 남긴 채 마무리가 됐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어떻게 연출가가 디테일을 살리며 재미를 주는지, 연기자들이 이를 어떻게 소화하며 공감대를 전달하는지가 결국 성패를 갈랐다. 단막극의 특성상 이틀간 2시간 안팎의 시간 동안 영화 한 편 보는 듯한 압축된 느낌을 주는 것도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미치겠다, 너땜에!'는 성공적이었다.

'쇼핑왕 루이' '결혼 계약' 등을 공동 연출했던 현솔잎 PD가 처음으로 메인 연출을 맡아 현실적인 일상과 연애의 모습을 리얼하게 잘 담아냈다. 현솔잎 PD는 드라마 방영 전 기자간담회에서 "흔해 빠진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노골적으로 얘기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이 어느 계기로 슬쩍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만남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실제 '미치겠다, 너땜에!'는 연출자의 의도에 딱 들어맞게 알찬 드라마로 탄생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놓인 줄을 타면서 보는 사람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젊은 남녀의 연애 심리를 연기한 이유영과 김선호는 열광적인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진=MBC '미치겠다, 너땜에!' 방송 캡처



영화를 통해 주로 캐릭터가 강한 연기를 보여왔던 이유영은 이번 '미치겠다, 너땜에!'를 통해 로맨스 드라마의 달달한 여주인공으로 손색없는 면모를 보여줬다. 개성 있는 외모뿐 아니라 연기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충분히 들을 만했다.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 내공을 쌓은 김선호를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 신선한 얼굴에 디테일이 살아 있는 표정 연기는 앞으로 김선호 앞에 놓일 꽃길을 예감케 했다.

김선호에게 작업을 거는 역으로 얼굴을 내비친 권도운은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을 엿보인 신인의 발견이었다.

단막극은 미니시리즈나 특별기획드라마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단막극에는 분명 단막극만이 갖는 매력이 있다. '미치겠다, 너땜에!'가 전작과 후작 미니시리즈 사이에 땜빵 식으로 편성돼 드라마의 화제성이나 퀄리티에 비해 더 많은 시청자들과 만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잘못된 기획이나 연출, 어울리지 않는 배역이나 부족한 연기력 등으로 애국가급 시청률을 유지하면서도 길게 편성돼 시청자들의 한숨을 유발하는 미니시리즈 등이 분명 있다.

MBC는 과거 단막극의 왕국이었다. 전성기 '베스트 극장'처럼 단막극을 고정된 요일이나 시간대에 편성해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들을 선보인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미치겠다, 너땜에!' 때문에 해보게 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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