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는 삼성이 위기에 처했다. 정권이 바뀌자 금융위원회,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등 부처간 경쟁이라도 하듯이 삼성 관련 무슨 건수라도 없는 지 세세하게 살펴보면서 기존 정책까지 뒤집어 가면서 삼성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등 좌파성향의 시민단체를 비롯해 강성노조, 일부 언론, 일부 국회의원 등도 정부와 한 통속으로 삼성을 괴롭히고 있다. 국제적으로 성공한 삼성을 꺾지 못해 안달이라도 난 모습을 해외에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에 삼성을 공격하는 5대 세력에 대한 '반(反)기업' 행태를 집중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삼성 때리기’ 강도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기존의 판단을 번복하며 삼성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통에 “이 정도로 노골적일 줄은 몰랐다”는 목소리가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이 설 자리가 줄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제기됐었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평가다. 정부가 직접 ‘삼성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의 공격 탓에 삼성의 주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적이 경쟁 업체가 아닌 ‘대한민국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16개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일주일 사이 14조4171억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1일 500조2591억원에서 8일 485조8420억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주의 부진이 정부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계열사의 실적이야 문제없지만 정부의 압박 강도에 따라 주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삼성에 들이댄 잣대는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무리한 것이 대부분이다.
삼성을 압박하기 위해 정부기관이 총동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할은 각기 다르지만 금융감독원,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그리고 검찰까지 가세해 삼성을 공격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며 제재 방침을 통보했다. 금감원 스스로 1년 전에 “문제없다”고 했던 사안이어서 논란이 가중된 상태다. 판단 번복은 이게 끝이 아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해석지침의 유권해석을 바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금융위도 보험사 지분 평가의 해석을 뒤집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금융위는 국세청과 함께 이건희 회장 차명 계좌에 대한 입장을 번복, 과징금을 부과하게 했다. 여기에다 고용노동부는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려고 했었다. “핵심 기술이어도 공개해야 한다”는 방침을 막바지까지 고수해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며 빈축을 샀다. 국토부는 최근 SBS가 보도한 에버랜드 공시지가 ‘의혹’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11개월간 이 부회장의 팔에 포승줄을 묶어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 공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해외에서의 움직임만 있을 뿐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노조 와해’라는 혐의를 빌미로 삼성전자서비스를 수차례 압수수색하고 있다. 그 결과, 몇몇 임원들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복지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을 ‘적폐’로 규정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정부의 삼성에 대한 ‘공격’은 결국 ‘악재’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잘못된 일에 대한 처벌은 당연한 것이지만 최근 삼성에 대한 정부의 공세는 이런 차원을 넘어섰다”며 “정부가 ‘삼성 길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삼성 길들이기’가 민간 기업의 사적 자치를 해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본주의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취득한 재산을 사후적으로 국가가 팔라 마라 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고, 개혁이라고 포장된 이상한 나라”라고 토로했다. 공정위, 금융위 등이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에 왈가왈부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정부의 이 같은 기조가 “재벌가의 이윤 추구를 나쁜 행위로 인식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기업이 ‘악’을 행한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는 발상에서 이 같은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현 전 원장은 “오늘날 한국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며 “이 같은 노고를 ‘악’으로 규정하는 상황 속에서는 경제가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리수는 무리수를 부른다”며 “문재인 정부의 기업에 대한 공세는 ‘시장의 복수’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