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경영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당분간 공식 일정을 삼가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지난달 30일 만기 6개월을 앞두고 가석방돼 여주교도소에서 출소하는 모습/사진=미디어펜
지난달 30일 가석방 돼 출소한 장 회장은 최근 회사에 들러 업무 일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외활동에는 일절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와 회사 측의 관측이다.
10일 한국철강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은 철강 업계의 큰 연중 행사인 5월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와 6월에 진행되는 '철의 날'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행사는 장 회장 출소 직전부터 계획돼 있던 행사라 장세욱 부회장이 대신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 출소 전부터 계획된 행사라 동국제강 측에서는 장 부회장이 오겠다고 통보했다"면서 "현재까지 변동 의사를 밝히지 않아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장 회장은 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당분간 공식 일정이나 대외 행사에 참여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출소)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부담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장 회장이 포항 2후판 공장과 브라질 CSP 제철소에 방문할 가능성을 점쳤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걸려 해외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의 경우 만기 6개월을 앞두고 가석방된 상태라 보호관찰 대상자에 포함된다. 법적으로 보호관찰 대상자는 법무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해외 이주나 여행이 가능하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장 회장의 상태는 보호관찰 대상자에 포함돼 일반인과 달리 이동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장)본인이 가고 싶다고 해도 당분간은 일정 소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건넸다.
장 회장은 현재 회사 내 비등기이사로 있는 상황인데 오는 8.15 특별사면 때 복권되지 않으면 재취업 금지 조항에 따라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는 선임될 수 없다.
경영권 행사에는 최대 주주로는 올라 가 있어 무리가 없지만 당분간 장세욱 부회장이 실무를 맡고 장 회장은 경영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장 회장 또한 당분간 사회공헌에 뜻을 두고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질 뜻을 밝혔다. 그러나 브라질 CSP 제철소를 곧바로 방문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장세주 회장이 지난 2015년 1월 22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진행된 'CSP 고로 연와 정초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 왼쪽부터) 세르지오 레이찌 CSP CEO, 김진일 포스코 사장, 무릴로 페헤이라 Vale CEO,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엘리오 까브라우 CSP 이사회 의장/사진=동국제강 제공
브라질 CSP 제철소는 장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공들였던 사업 부문이다. 후판 주력 기업이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처럼 고로(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 생산)가 없는 동국제강은 슬래브를 반제품으로만 만드는 한계가 존재했다.
슬래브는 후판 생산에 필요한 재료로 완제품을 생산해야만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장 회장으로선 후판 사업 부문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로 제철소를 만들어 슬래브를 자체 조달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강할 수 밖에 없다.
브라질 제철소는 2016년 6월께 완공됐는데 장 회장은 완공을 1년 앞둔 2015년 구속돼 고로 화입식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브라질 제철소를 우선 점검하는 것이 본인 심정일 것 같지만 경영 복귀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성과 고민의 시기를 가지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