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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비전 발표 첫날부터 삐거덕…비정규직노조 시위

2018-05-14 12:51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개최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한 가운데 기자들이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서있다.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조가 회견장에 난입하자 안전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 해결 계획이 없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나서며 비전발표 기자회견이 무산됐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공식 비전발표 첫날부터 비정규직 노조의 난입으로 삐걱이는 모습을 보였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14일 오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진행된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회견장에 난입해 카허 카젬 사장의 구속 등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회사측 직원들의 제지가 있었지만 몸싸움 끝에 비정규직노조원들이 회견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글로벌GM과 한국지엠은 공장 정상화 얘기하고 있지만 실사결과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지엠은 십 수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정규직화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지방법원에서는 모든 공장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된다고 판결했지만, 이번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방안에 있어 비정규직 불법 사용문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조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면서 "한국지엠 정상화 문제는 정규직 전환과 함께 논의돼야 된다. 불법 사용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정상화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해결없이 정상화는 기만이다", "부실경영 불법파견 카허카젬 구속하라", "불법파견 철회하고 정규직화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기자회견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회사측은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한다는 내부 방침을 밝히고 기자 회견을 취소하고 향후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한국지엠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통해 2019년 흑자전환을 달성 한다는 것을 포함한 비전과 세부사항을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이 발표한 신규 투자 및 신차 2종 투입 외에도 신형 다운사이징 엔진의 개발과 생산을 통해 장기적인 사업 성장도 추진한다는 방침도 포함돼 있었다.

앞서 한국지엠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 같은 내용의 구체화된 계획과 앞서 발생한 회사와 관련된 일련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로 예상됐다. 

한국지엠이 14일 오전 개최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취소한 가운데 경영진이 앉을 좌석이 비어 있다. 회사측은 비정규직 노조가 회견장에 난입하자 안전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다./사진=미디어펜


또 2종의 글로벌 신차 개발 생산을 뒷받침할 총 28억달러의 신규 투자 확보와 함께 주요 이해당사자 및 임직원,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수립한 구체화된 내용을 공개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구체화된 계획 발표가 비정규직 노조의 기자회견장 난입으로 무산된 것이다.

이들의 주장과 행동이 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측의 기자회견에 일방적인 난입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당초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방침에 대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소요사태에 대한 우려로 임직원 안전 문제가 있어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MOU 체결식에서도 소요 사태가 일어났었기 때문에 오늘도 같은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앞서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서도 행사장 입구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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