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그룹이 구광모 LG 상무를 등기이사로 내정하며 4세 경영 시대를 예고했다. LG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내정된 구 상무는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곧바로 경영 전면에 나설 계획이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구 상무의 등기인사 선임 건을 안건에 붙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어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구본무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구 상무는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2004년 양자로 입적됐다.
이후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과 HA 사업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2015년에는 LG 상무로 승진했고, 올해부터는 B2B사업본부의 ID 사업부장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에서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 중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과 구광모 LG 상무./사진=LG 제공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등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LG는 “(구 상무는)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한 이후 LG의 주력 및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하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 상무는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등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으며,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 받은 수술의 후유증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을 거쳐 구 상무로 경영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구 상무의 경영 승계 체제가 완성 됐다. 구 부회장 역시 조카인 구 상무로의 승계에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구 상무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이 보좌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