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수지가 불법 누드 촬영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한 데 대한 소신을 내비쳤다.
가수 겸 배우 수지는 1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불법 누드 촬영 피해를 호소한 양예원의 청원을 공개 지지한 이유를 밝혔다.
수지는 "우연히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 사이트에 유출돼 죽고 싶었다는 글을 보게 됐다"며 "그 디테일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는 게 수지의 설명이다.
수지는 "다른 일들을 하며 틈틈이 기사를 찾아봤는데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충격적이었다"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댓글들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 사람에게만큼은 그 용기 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고 청원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수지가 SNS를 통해 해당 청원을 공개 지지한 이후 청원 참여 인원은 10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수지는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 쪽으로 치우쳐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 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 쪽이든 피해자는 있을 거니까”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선의로 옮긴 행동에도 일부 네티즌에게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말과 함께 각종 비난을 들어야 했다. 수지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 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며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름 끼어듦이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 같은 수지의 용기에 네티즌은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AOA 설현, 원더걸스 출신 예은, 가수 이하이·백예린, 배우 장희령, 모델 아이린 등 스타들이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수지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수지의 청원 공개 지지가 사건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한편 무고한 피해자를 낳는 데 더욱 불을 붙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지가 동참한 국민 청원의 제목은 '합정 XXXX 불법 누드촬영'으로, 스튜디오의 이름이 버젓이 적혀 있기 때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 스튜디오를 인수한 운영자는 상호명이 노출되며 이미지 실추, 업무 마비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댓글 엿보기]
"섣부른 건 국민청원에 상호가 나와있다는 게 문제예요. 스튜디오에서는 이미 자신이 아니라서 경찰서까지 가서 조사 다 받고 나온 상황이고 그전에 운영하던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이미 실추된 스튜디오의 이미지는 수지가 살려줄 것도 아니고 애초에 그런 부분이 문제였으면 불법 누드 촬영에 대해 청원할 것이지 왜 상호를 맘대로 따서 애먼 사람이 피해를 봐야 하는 거냐" (yepk****, 이하 naver)
"수지 말에 공감함. 정확한 결론을 내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 바람으로 수지 씨가 영향력이 있는 공인으로서 지지 선언을 한 것은 용기 있고 멋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공론화가 되어 결론에 도출될 수 있도록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주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야 함을 알고 있고 그래야 한다고 공감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지의 이런 선택은 참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한쪽에 편향돼 치우친 지지 선언일 수도 있겠지만 진실을 찾아야 함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ykjh****)
"애초에 그 사진관이 아니라고 피셜이 돌아다니는데 대놓고 저격한 수지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tgf7****)
"휴머니즘으로 성별 관계없이 사건을 중심으로 해결하는 게 본질이지" (quit****)
"페미니즘이라도 괜찮아요. 페미니즘의 뜻이 바로 성차별을 극복하고 여성과 남성의 지위를 동등하게 만들자는 거니까요" (cubi****)
"페미니즘이 해명할 일인가 할리우드만 봐도 남자 연예인들이 나서서 페미니스트 선언하는데 한국은 여성우월주의 뭐네 하면서 부들부들" (recn****)
"사람 대 사람으로 안타까운 거라면 엉뚱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 되는 게 정상 아닌가?" (gree****)
"논란의 요지가 페미니즘이나 휴머니즘이 아니라 사건과 무관한 곳을 저격해서 논란 된 것일텐데?" (fkrt****)
"명명백백하게 수사돼서 누구 잘못인지 밝혀지면 촬영한 남자들한테도 좋은 거 아닙니까? 억울하게 누명 쓰고 있는 거라면 오히려 수사가 빨리 진행되길 바랄 텐데요" (youn****)
"성범죄 피해자를 응원하는데 왜 해명씩이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9079****)
"수지는 인성까지 합격 이쁘당 이뻐" (asix****)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