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오랜 진통 끝에 국회는 21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법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재적 288명에 찬성 183명, 반대 43명, 기권 23명으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가결했다.
법안에서 수사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 행위 ▲수사과정에서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 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특별검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4명을 추천하고 야3당 교섭단체가 합의를 통해 그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야당이 최종 추천한 2명 중 1명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선임된다.
특검팀 규모는 특검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수사관 35명, 파견공무원 35명이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일 20일에 60일로 하되 30일간 한 차례 연장(최장 90일)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 수사는 국무회의의 특검법 공포안 의결, 특별검사 임명, 특검팀 구성 등 준비를 걸쳐 다음 달 하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루킹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에 지난 4월 이후 장기 파행을 거듭하던 끝에 50여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특히 지난 18일과 19일에 이은 세 번째 시도만에 통과됐다.
이를 위해 국회는 이날 오전 8시 30분에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또 법제사법위원회도 이날 오전 9시 20분에 드루킹 특검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오전 9시20분에는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특검법과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심사했다. 특검법이 본회의를 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여야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검과 추경 동시 처리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파행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특검법 통과로 이후 정국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여야는 18일 밤 11시쯤 가까스로 드루킹 특검법에 대해 합의했다. 수사 준비기간 20일, 수사기간 60일에 30일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19일에도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이날 오전 열린 예결위 소소위에서 한국당이 총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중 1조5000억원의 삭감을 요구했고 여당이 반발하면서다. 여당은 특검안을 수용한 만큼 추경안의 원안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행으로 치달았던 예산 심사는 19일 오후 5시쯤 재개됐다. 여야는 예결 소소위에서 다시 감액심사를 재개, 20일 새벽까지 심사를 진행한 결과 총 3900억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한국당은 국가가 월급을 주는 '제2공무원 증원 예산', 일자리와 무관한 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감액을 예고했지만 사실상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
최대 쟁점이었던 '산업단지 청년근로자 교통비'는1인당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고, 지급 기간도 9.5개월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홍문종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총투표 275명 가운데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로,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각각 부결됐다.
홍문종 의원은 사학재단을 통해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청탁 의혹 등으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사진=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