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대립하던 여야가 제20대 국회 후반기 시작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장 선거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조정이 앞으로 2년간 그려질 국회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야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다.
당장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회 의장단 선거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여야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 의장단 선거는 임기 만료(5월 29일) 5일 전에 치러져야 하지만 강제 조항이 아니라서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중요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을 지켜 24일에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현재 가장 많은 의석(118석)을 가진 민주당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국회의장도 가져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하지만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113석)은 전반기 의장단 임기 만료일이 아닌 원 구성 협상 당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의장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1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만큼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바뀔 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원 구성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다른 야당과 손잡고 표 대결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들도 "원 구성 협상을 하기도 전에 민주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당연시한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어 24일 본회의 개의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여야가 또다시 원 구성 문제를 놓고 대치하면 오는 30일부터는 국회 지도부 공백 상태가 발생한다. 상임위에서도 일대 혼선이 예상된다.
설사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난관이 예상된다. 여야가 상임위 배분 문제에서 다른 셈법을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는 국회의장 사수에 더해 대통령 비서실, 즉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다.
20대 국회 전반기의 원 구성 협상은 진통 끝에 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맡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등을 가져가는 선에서 정리됐다.
민주당은 집권 후 '통상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았다'는 논리로 한국당에 운영위원장 자리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한국당은 거부했다.
20대 국회 하반기에는 전반기보다 하나 늘어난 4개 교섭단체가 있는 만큼 각 당의 이해 셈법에 따라 더욱 치열한 원 구성 협상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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