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이쿼녹스 출시 임박…중형SUV 치열한 경쟁 예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한국지엠의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시작된 신차출시 첫 주자로 더 뉴 스파크가 등장했고 뒤이어 이쿼녹스의 등장이 예고되며 시장의 신경전이 예고됐다.

이쿼녹스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경쟁 상대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지난 23일 '더 뉴 스파크'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내달 7일 부산모터쇼에서 중형 SUV 이쿼녹스를 선보일 예정으로, SUV의 인기는 국내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쿼녹스는 GM대우 당시 국내에서 설계돼 제너럴모터스(GM)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로 이름을 떨친 차량이다. 이쿼녹스가 국내에서 상대해야 될 차량들은 각사의 베스트 셀링모델에 한 번씩 이름을 올렸을 만큼 큰 볼륨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들이다.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기아자동차 쏘렌토는 8단자동변속기와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이런 쏘렌토가 선전하던 때에도 원조 강자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월 평균 5000대 가량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 바 있다. 싼타페는 최근 6년 만에 풀체인지 된 4세대 모델 싼타페TM으로 등장하며 왕의귀환을 알렸다.

이런 싼타페는 본격적인 판내에 돌입한 3월에 이미 1만대를 넘어선 1만3076대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중형SUV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 전체의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싼타페의 선전에도 굴하지 않고 있는 중요한 모델에 르노삼성자동차의 QM6도 있다.

QM6는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난 외모를 뽐내며 꾸준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르노삼성의 숫자 6이 의미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에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미 수많은 SUV들로 입지를 다져왔고 소형SUV에서는 현대차와 대등한 전투력을 보이고 있는 쌍용차다. 

당초 중형SUV에는 렉스턴W가 있었지만 최근 차급을 키운 G4렉스턴으로 시장에서 활약중이다. 이에 중형급의 SUV에 공백이 생겼지만 G4렉스턴의 파생모델인 오픈형SUV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중형급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즉 국내 중형SUV 시장은 충분히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상황에서 글로벌 베스트 셀링카인 이쿼녹스를 새로운 도전자로 받아들일 상황이다. 

반대로 이런 시장 상황은 새로 출시되는 이쿼녹스에게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강자들 사이의 틈새를 노려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해야한다는 큰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출시시기가 지난해 하반기 였다면 힘빠진 싼타페의 고객층을 노려 볼 수도 있었겠지만 철수설 등으로 한동안 진통을 알았던 터라 이미 풀체인지로 돌아온 싼타페가 시장을 확보한 뒤라는 상황이 이쿼녹스에게는 좋지 않아 보인다.

또 GM본사가 생산한 이쿼녹스를 들여와 판매해야한 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과 물량 확보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기는 힘들다. 

이쿼녹스의 미국 판매가격은 최저 2만5695달러(약 2880만원)에서 최고 3만4595달러(약 3750만원) 수준이다. 싼타페(2815만~3945만원)와 가격은 큰 차이가 없지만 차체 크기와 배기량을 감안하면 싼타페 수준의 가격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국지엠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쿼녹스는 전문 수입차 브랜드들이 파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입차'임을 확실히 인식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쿼녹스는 '비싸고 A/S가 불편한' 수입차의 단점을 제거한 매력적인 차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관건은 적기 물량 공급이다. 미국에서 수입해 오는 특성상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힘들 수 있다. 

한국지엠이 2015년부터 수입해 판매한 대형 세단 임팔라는 경쟁차인 그랜저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기 큰 인기를 끌었으나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신차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 전례가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이쿼녹스 출시를 계기로 중형SUV 시장에 완성차 5사가 모두 경쟁력 있는 차종을 투입하게 됐다"면서 "이는 한동안 중형SUV 시장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국내 수요층 규모가 한계가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에서 밀리는 차종이 하나 둘씩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