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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화점 과연 사양 산업일까

2018-05-27 14:29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뉴우먼 쇼핑몰 입구./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오프라인 백화점들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각종 규제와 유통 채널의 다변화, 온라인 시장 활성화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백화점들이 직면한 위기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이에 백화점들은 수년전부터 매장에 식음료관을 강화하고 온라인 쪽을 강화하는 등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백화점들이 가지고 있는 패션과 럭셔리라는 DNA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이익률이 높은 품목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00년대 초반에 생겨나 1990년대 쇠퇴기를 맞은 일본의 백화점들처럼 우리나라도 그 변화를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일본의 백화점들은 버블경제 붕괴, 소득증가율 저하, 가격파괴의 신업태의 성장 등 주로 대외적 변수로 인해 쇠퇴기를 맞았다. 

반면 우리나라의 백화점들은 경기침체나 소비부진 등 여러 대외적 영향들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대내적 영향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백화점에서 옷을 사거나, 특히 세일도 하지 않고 제값주고 옷을 사면 '감 떨어졌네'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그만큼 백화점에서 제값 주고 옷을 사기에 지금의 백화점이라는 유통 채널은 매력적이지 못한 구석이 크다. 어쩌다 우리의 백화점들은 이 지경까지 왔을까.

도쿄 신주쿠의 뉴우먼의 식음료관 내부./사진=미디어펜


얼마 전 도쿄 신주쿠의 한 쇼핑몰을 들렀던 기억이 난다. 미쓰코시, 세이부, 다카시마야 등 이세탄 신주쿠를 제외하고 일본의 백화점들 대부분이 매력 없고 쇠퇴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무렵, '뉴우먼(NEWOMAN)'이라는 쇼핑 공간은 전혀 새롭게 다가왔다. 

이름부터가 새로움과 남성, 여성을 조합한 듯 모호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이름이었다, 보테닉함과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는 인테리어에 심지어 공간 음악으로 새소리가 들렸다.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판매직원들의 고성도 없었다. 고객들은 편안하고 조용히, 힐링하면서 그 공간을 거닐고 있는 듯 했다. 조금 더 저렴하게 사기 위한 경쟁도 없어 보였다. 
               
MD도 기존 백화점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브랜드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커피계의 아이폰이라고 알려진 블루바틀이 '뉴우먼'에 입점했다. 일본에서 블루바틀은 오모테산도와 같은 조용하고 고급 상권에 주로 매장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쇼핑몰에 매장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만큼 뉴우먼과 블루바틀이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고 입점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알고 봤더니 뉴우먼은 일본 유통채널인 '루미네(LUMINE)'에서 2016년 런칭한 신규 브랜드였다. 루미네가 기존 루미네의 이미지를 벗고 전혀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인 것이다. 

일본 긴자의 '긴자식스'도 마츠자카야 백화점이 럭셔리하게 변모한 케이스이다. '긴자식스'는 단시간에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몰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바이어들도 일본을 갈 때 필수적으로 가보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백화점들이 쇠퇴기를 맞고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을 포기하지 않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오프라인의 희망을 봤다. 거기에 화답하듯 고객들은 오프라인으로 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백화점들은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일까. 아직도 우리의 백화점 롤모델은 '미쓰코시'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직도 백화점은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입지가 중요한 부동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프라인은 끝났기 때문에 온라인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도쿄 신주쿠 뉴우먼 내에 입점한 블루바틀 커피./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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