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 3인 최고경영자(CEO)인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이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2분기에도 역대 최고 기록이 예상되지만 이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하반기에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사업 모두 수익성 제고와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증권업계와 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6조원을 넘어서는 등 하반기까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남 사장(왼쪽부터)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는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올해도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의 입지가 점차 위협받고 있다. 반도체도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0월31일 부문장으로 임명된 3인 CEO는 하반기에 각 사업의 체질 개선에 더욱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심도 깊은 미래전략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김기남 사장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김현석 사장은 소비자가전(CE) 부문을, 고동진 사장은 IT모바일(IM) 부문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
우선 CE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현석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전략은 물론, 가전 사업의 수익 개선까지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차세대 먹거리로 AI를 주목하는 가운데 김현석 사장은 전면에서 AI 사업의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삼성 리서치 소장을 겸임 하고 있는 김현석 사장은 한국·미국·영국·캐나다·러시아에 위치한 삼성전자 AI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과 핵심 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2800억원에 그친 CE부문은 2분기부터 초대형 QLED TV와 프리미엄 가전 등을 앞세워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기남 사장은 메모리의 리더십 유지와 함께 비메모리 경쟁력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등의 거래선 확대와 함께 파운드리드(반도체 수탁생산)의 역량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 삼성전자는 올해 10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2위에 자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터닝포인트 마련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주요 시장에서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제조사들에게 자리를 내줬고, 인도에서도 샤오미에게 밀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애플과의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본격 준비에 들어가는 내년 신제품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S 시리즈 10번째 제품에서 혁신과 상품성을 모두 잡아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제품인 갤럭시노트9(가칭)의 조기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7월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흔들리면서 각 부문별 리더의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3인 CEO를 중심으로 사업부 간 시너지 확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