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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블랙리스트 '검찰 칼끝'…문건공개에 추가파문도

2018-05-29 13:2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직판사의 고발로 인해 현실화될 전망이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지난 25일 3번째 셀프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사상 불이익의 증거가 없어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특정 피해자로 지목된 차성안 판사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발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전직 대법원장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검찰이 법원행정처를 압수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사법파동으로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25일 조사보고서에 그동안 조사한 410개 문건파일 중 184건만 부분적으로 인용하고 나머지 226건을 비공개했지만, 28일 "410건 전체파일에 대한 열람을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열람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추가 파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문건들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컴퓨터 저장매체에서 확보한 파일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는 검찰이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경우 1차 수사대상으로 임종헌 전 차장의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파헤칠 것으로 보았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이에 대해 "임 전 차장의 직권남용 혐의는 재판지원 업무를 해야 할 심의관들에게 판사 성향을 조사하는 문건을 쓰게 한 것"이라며 "법원 내 연구회 중복가임 금지 조치를 내린 의혹과 더불어 검찰의 칼 끝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별조사단이 이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2차례 조사를 요구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사법부 블랙리스트 실체가 규명되려면 당시 법원행정처가 내린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이 지시하고 보고받았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은 특별조사단에게 문건 작성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에게 문건을 보고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 출신의 또다른 법조계 인사는 "지난해 2월 당시 법원행정처의 한 심의관이 삭제했다는 2만4500여개 문건파일도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 복구해 내용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보공개법을 고려해 개인 사생활 정보 등 언론이나 대중에 대한 공개범위를 제한하겠지만 결국 추가로 밝혀질 문건파일들이 의혹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수 현 대법원장은 29일 오전 출근길에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계획에 대해 "특조단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고 보고서 내용과 '여론'을 모두 검토해 결정한 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어떤 하나의 대책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특조단이 25일 3차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관망하던 검찰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본격적인 수사 의지를 비쳤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발장이 접수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보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들고 사법체계를 손상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조사단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결과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28일 "결론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검찰 고발 방안하는 부분까지 모두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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