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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내우외환 돌파구 마련 절실

2018-05-30 09:47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자본시장의 압력으로 중단된데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위협, 글로벌 판매 감소 등 그룹 안팎의 현안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개편안 재추진을 위한 보강된 방안마련, 글로벌시장 판매 증대 전략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25% 자동차관세 부가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 CES에서 직접 부스를 돌며 미래기술을 체험중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현대차그룹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자동차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최종목표는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 부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우리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에게 빅 뉴스가 곧 있을 것이며, 다른 나라에 일자리를 빼앗기는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당신들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고 말해 구체적인 조치를 시사했다.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미 주력 수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가 구체화한다면 우리 자동차 산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연간 자동차 수출액은 146억5100만 달러, 자동차부품 56억6600만 달러로 전체 수출(686억1100만 달러)의 21.4%, 8.3%를 각각 차지했다. 

또 자동차는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 달러)의 72.6%인 129억6600만 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미국에 수출되는 국내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자동차산업, 특히 현대차그룹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미국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주력분야였던 세단시장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대표적인 수출 차종인 소나타의 판매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글로벌브랜드 대비 가격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급격한 판매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라인업을 세단 중심에서 SUV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생산방식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현지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생산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막대용 비용투자가 수반된다는 점이 고민이다.

현대차의 중요한 판매시장인 중국의 판매회복이 더디다는 것도 큰 문제다. 

중국시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후폭풍을 맞으며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사드배치 직후인 지난 2017년 3월 중국에서 7만232대를 판매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52.2%의 감소세를 보였다. 사드 문제로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구매 거부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현대기아차 주력 차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중국은 현대기아차로서는 글로벌 시장을 통틀어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글로벌 판매량의 23.5%, 21.5%를 각각 판매했다.

'2018 베이징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라페스타'와 (왼쪽부터) 천홍량 베이징현대 동사장·서화의 북기그룹 동사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담당 고문. /사진=현대자동차



이같은 중국의 판매량 급감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2017년 상하이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중국 맞춤형'으로 개발한 차량 3종을 선보이며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 중이지만 최근까지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좌절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룹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현대차그룹이 단기목표만 바라보는 해외투자자들에 압력에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차그룹은 원안을 유지하되 투자자들의 권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보완해 재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현대차그룹의 입장을 해외투자자들이 받아들여 줄 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도 정의선 부회장의 젊은 리더십과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진단이다. 

업계에 가장 민감한 25% 관세 부분은 국가대 국가의 외교적인 문제로 풀어야하겠지만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은 정 부회장의 과감한 마케팅 전략 등의 해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대차는 SUV차급이 인기를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하반기 신형 싼타페(프로젝트명:TM)와 코나 일렉트릭을 통해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다. 기아차 역시 SUV차급의 쏘렌토 연식변경모델과 니로 일렉트릭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기존의 페이스리프트식의 현지전략형 모델이 아닌 현지특화된 시장 전략모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또 현재 중국내부에서 국내 제품에 대한 반감이 초반 사드사태 직후보다 많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도 향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현안인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현재 단기 투자목적을 기대하는 주주들이 입김에 장기적인 기업의 발전 방향성이 무산된 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치투자를 중요시하는 주주들이 힘을 실어줘야 실현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장기적인 투자안목으로 기업의 가치에 투자를 하는 곳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지원사격에 나서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존의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권익을 누릴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분석이다. 

또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같은 분야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떤 주주도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장기적인 발전플랜을 세우고 추진해 나갈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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