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각 후보들은 지역 현안과 민심에 집중하는 한편,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와 경제정책 등을 두고 공세를 펼치며 중앙당 차원의 '고공전'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홍 대표는 어제(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광역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인물 대결로 몰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며 "일부 후보들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그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는 지방행정을 누가 잘할 수 있느냐 하는 지방선거"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유세에 나서니 문(문재인)-홍(홍준표) 대결로 (지방선거가) 고착화된다"며 "민주당 후보는 북풍으로 선거를 치르려 하면서 문 대통령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한국당은 '홍준표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각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 홍 대표의 방문을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실제 홍 대표가 유세 지원을 위해 지방을 방문했음에도 일부 후보들이 만나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자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홍 대표는 직접적으로 후보들을 지원하는 '지상전'보다는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홍 대표는 '유세 불참'을 선언한 다음날인 4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포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미북회담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남북은 합작해 우리민족끼리를 외치고 있고, 미북은 합장해 미 본토만 안전한 ICBM 폐기 협상만 하려 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주장했다.
문재인 정권을 겨냥, "'북핵도 연방제로 통일하면 우리 것' 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다"며 "우려하던 대한민국 최악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은 황상적 민족주의에 취해 국가 백년대계인 안보가 무너지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홍 대표는 "지난 대선부터 문 대통령이 집권하면 이 나라는 그리스나 베네수엘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는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지고 공무원만 늘린다는 것이고, 퍼주기 복지로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어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지만 청와대 참모들의 경제인식은 참으로 걱정"이라며 전날 청와대가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한 데 대한 견해도 제시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 보니 대통령이 저소득층에 재정지원을 더 하라고 했다는데, 그 말은 이전소득을 더 늘리라는 이야기"라며 "일을 해서 먹고사는 세상이 아니라 국민 세금을 나눠먹는 세상으로 만들라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올해 말이 되기 전에 나라 전체가 거덜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