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위치한 반송시장 전경./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김동준 기자]"나는 고마 이번에 투표 안할란다."
창원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김 씨(60대·남)는 '6·13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다 이 같이 답했다. '대학가 주변에서는 김경수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말하자 "그거는 사기꾼인데 뭐…"라며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당은 찍어줘도 어차피 그 사람(김경수 후보)이 될 확률이 높다"고도 덧붙였다.
27일 경남 창원에서 만난 대다수 중·장·노년층 민심은 '비관적'이었다. 드루킹 사건으로 논란이 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도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
반송시장 안에 위치한 돼지국밥집에서 만난 박 씨(50대·남)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판세가 기울었는데 경남이라고 다를 바 있겠느냐"며 "내가 투표한다고 지금의 판세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옆 테이블에 있던 이 씨(50대·남)는 "김태호 후보를 찍어주려고는 하는데 그래도 김경수 후보가 당선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 대다수도 이번 선거가 이미 기울었다고 판단한 모양새였다. 한 상인에게 '도지사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자 "먹고 살기 힘든데 뭘 자꾸 묻느냐"며 "누가 되든 나랑 무슨상관이 있겠느냐. 다들 김경수 후보가 된다고 하니 그 사람이 되겠지"라고 쏘아붙였다. 이를 지켜보던 한 상인은 "온 세상이 드루킹 드루킹 해도 결국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그래서 김경수 후보 인기가 그렇게 좋은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물론 김태호 후보를 향해 한표를 행사하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민주당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논리다. 시청 앞에서 만난 김 씨(50대·남)는 "정권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공산국가도 아니고 이건 나라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5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창원대학교 입구에서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을 진행했다.
반면 20대를 필두로 한 젊은층에게서는 김경수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김경수 후보는 이날 창원대학교 입구에서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을 진행했다. 하동과 남해 등지에서 거리유세를 펼친 김태호 후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경수 후보는 학교를 드나드는 학생들의 손을 맞잡고 "경남도지사 후보 김경수입니다. 사전투표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달려가는 사람과 보폭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연출됐다. 멀리서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김경수 후보에게 다가가 사진촬영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는 위기에 빠진 경남의 경제를 누가 살릴 수 있는지 뽑는 선거"라며 "경남이 과거로 갈 것인지, 경제를 다시 살리는 경남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8일과 9일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선거가 되도록 도민 여러분들이 만들어달라"고도 당부했다.
김경수 후보를 지켜보던 한 대학생(20대·여)는 "사실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김경수와 김태호 후보 둘 다 잘 모른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도 개선하고, 지금 잘 하는 것으로 느껴져 김경수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생(20대·남)은 "드루킹이라는 게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한국당이 잘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그래서 표를 준다면 김경수 후보에게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3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47.9%)와 김태호 후보(31.1%)의 지지도 격차는 16.8%p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였고, 응답률은 6.3%였다. 조사방법은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혼용 방식을 썼다. 무선 60% 가상번호 표집틀, 유선 4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걸기(RDD)로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