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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도 IPO시장 '침체'…이유는?

2018-06-08 14:18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반적인 호황임에도 최근 기업공개에 나서는 기업들은 오히려 줄고 있다. IPO 빅딜의 실패, 회계감리 강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모주 자금 쏠림에 따른 ‘거품’ 우려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지난 4~5월 두 달간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6곳에 그쳤다(코넥스 제외). 특히 지난 4월의 경우 코스닥 시장에서는 단 2건의 IPO만 이뤄졌을 뿐이다. 그나마 1건은 자금 유치액이 적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였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에도 코스닥 시장에만 총 4곳이 신규 상장했으며 이중 2곳은 스팩이었다. 전체 공모 규모는 600억원에도 못 미쳤다. 문제는 이번 달 6월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6월 수요예측이 총 5건 예정돼 있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다. 좀처럼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자 한국거래소는 최근 투자은행(IB)들에 IPO를 독려하는 내용의 공문까지 발송했다.

작년 4~6월엔 ING생명보험, 넷마블 게임즈 등 굵직굵직한 대형 IPO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공모금액이 4조 4900억원까지 치솟았다. 신규 상장 기업 숫자도 무려 18곳이었다. 

이와 같은 침체는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총 14개 기업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카페24’는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에서 큰 화제가 됐다. 공모 금액은 4778억원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분위기가 꺾인 것은 지난 4월 올해 최대의 기대주로 손꼽히던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를 기점으로 볼 수 있다. 원래 SK루브리컨츠는 희망 공모가로 10만 1000~12만 2000원을 제시하면서 공모총액은 1조 2894억~1조 5574억원에 달했다. 이는 이전까지 상장한 14곳 기업들의 공모총액인 5674억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엄청난 수준이다. 

그러나 SK루브리컨츠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낮은 공모가를 받자 상장을 아예 철회해 버렸다. 그러자 IPO 시장이 급랭하는 나비효과가 발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회계감리가 강화된 것도 IPO 시장의 위축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유가증권 상장신청 기업 전부를 감리키로 결정하면서 심사가 까다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길어진 것이다.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마저 시든 것은 아니다. 4,5월 공모주들의 청약경쟁률은 어느 때 못지 않게 높았다. 지난 4월 상장한 JTC의 청약경쟁률은 무려 465대 1이었으며 5월 상장한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은 각각 1029대 1, 9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3개 기업의 청약증거금만 8조원을 넘는다.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관심에 비해 공모주 숫자는 턱없이 적다 보니 일부 공모주에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측면도 있다. 정부가 강력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거는 등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는 자금은 여전히 많고 이들은 으레 공모주에 관심이 갖기 때문이다.

공모주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필연적으로 ‘거품’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에 대한 최근의 청약경쟁률은 단순한 흥행 수준을 넘어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건강한 투자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투자 손실과 공모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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