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고려대 입시는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을 완전히 폐지하고, 고교추천전형을 대폭 확대하는 등 선발구조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보였다. 논술전형이 폐지되었지만 고교추천1, 고교추천2 전형의 선발인원 증가로 수시모집 선발비율은 역대 최고인 84%를 기록했다. 한편 학생부종합전형간의 중복지원 불가로 인해 접수 경쟁률은 낮게 형성되었다.
올해도 전년도와 동일하게 학생부종합전형이 수시모집의 주요한 전형이다. 전년도에는 모집전형의 변화로 인한 통계자료의 부재로 수험생들의 입시전략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전년도와 동일한 입시체제가 유지되며,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결과도 참고할 수 있기에 입시전략 설정이 다소 쉬워졌다.
2019학년도 고려대는 총 3,796명(정원내)을 선발한다. 이중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84.2%인 3,196명이다. 이것은 전년도와 동일한 수치로 각 전형별 선발비율 역시 전년도와 동일한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인 일반전형과 학교추천Ⅱ전형의 선발비율이 각각 31.8%, 28.9%인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는 개별적으로도 정시선발비율인 15.8%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므로 학생부를 잘 관리해온 학생들은 상당히 유리한 상황에서 고려대 진학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형들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수능최저학력기기준이 적용되므로 마지막까지 수능학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기말고사, 학생부 비교과 마감,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 수능학습 등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숙지하고, 남은 일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의 서류 평가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제출 서류에 기재된 모든 내용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이뤄지며, 공통고교정보는 고교별 교육과정의 특성과 동아리 및 수상 운영 현황 등을 통해 학생부 평가의 보조 자료로 사용된다.
전체 교과 성적 1.2등급 내외라면 학교추천Ⅰ
전체 모집정원의 40%정도를 선발하는 수시 추천전형은 학교추천Ⅰ과 학교추천Ⅱ로 나뉘어있고 전형 간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추천을 받은 학생은 Ⅰ과 Ⅱ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교과 성적 수준, 비교과 유·불리, 유리한 대학별고사 선택 등을 고려해야 한다. (전년도 고교추천1과 고교추천2전형이 올해에는 학교추천Ⅰ과 학교추천Ⅱ전형으로 전형명만 변경)
학교추천Ⅰ은 1단계 교과 100%, 2단계 면접 100%를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은 400명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선발 규모는 작지만 1단계 합격 가능한 성적대가 정해져 있어 가장 낮은 경쟁률이 형성된다.
1단계 학생부교과 100% 선발인 만큼 합격 가능한 교과 성적 수준은 상당히 높다. 이수한 전 과목을 학년별 20%, 40%, 40% 비율로 반영하며 합격선은 1.2등급 전후로 형성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타 전형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인문계는 3개 영역 등급 합 6(자연계 7)등급 수준으로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을 취득한다면, 비교적 수월하게 적용 기준을 달성할 수 있다. 전년도 학과별 합격자 평균은 인문은 1.10~1.40등급, 자연은 1.16~1.55등급, 의예과는 1.02등급을 기록했다. 전년도에는 모집인원이 적은 하위학과의 입시결과가 오히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단계는 면접 100%다.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제출서류를 확인하는 형태이며 전년도의 경우 인문계는 제시문 기반의 토론면접, 자연계는 제시문 기반의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2단계 면접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학교추천I 전형은 특성상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지원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경쟁 대상은 연세대의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지원자들이다. 다만 연세대의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은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은 고려대의 학교추천Ⅰ전형이 훨씬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의 추천을 받은 내신 우수자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해 볼만 하다.
단, 수능 이전에 면접이 실시되므로, 6월 대수능 모의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거둔 수험생이라면 정시 지원 가능성과 더불어 수능 후 면접이 실시되는 학교추천II 전형으로의 우회지원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일반고 1.3등급 초과 학생은 학교추천Ⅱ
고교의 추천을 받은 학생 중, 교과 성적만 반영하는 학교추천Ⅰ전형의 1단계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학교추천Ⅱ전형을 선택해야 한다. 2단계 면접 100%가 부담스러운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추천Ⅱ전형은 일반전형보다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낮지만, 추천권으로 인해 지원 자격이 제한되므로 접수경쟁률과 실질경쟁률 모두 일반전형에 비해 낮게 형성된다.
학교추천Ⅱ전형의 1단계는 서류 100% 정성평가다. 2단계에서 서류평가 50%와 면접결과 50%의 합산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전형적인 학생부종합전형 형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인문계는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자연계는 6등급 이내로 비교적 높게 설정됐다. 전교 2~3등 수준 학생들의 경쟁무대인 만큼 1등급 중반 이내의 내신과 우수한 비교과 내역이 필요하다. 일반고 학생들의 경쟁무대였던 학교장추천전형과 달리 학교추천Ⅱ전형에서는 대상자가 자사고 및 특목고 학생까지 확대되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합격자 평균은 기존의 학교장추천전형에 비해 낮지만, 다양한 고교유형의 학생들이 함께 경쟁한 결과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전년도 학과별 합격자 평균은 인문은 1.50~1.71등급, 자연은 1.48~1.86등급을 기록했고 의예과는 1.22등급을 기록했다. 다만 학교추천I전형과는 달리 교과 성적을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전형이 아니므로 내신 성적만으로 유·불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면접은 수능 이후인 11월 24일(토)~25일(일)에 실시되므로 모의고사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도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다. 면접은 제출서류 기반 면접과 제시문 기반의 면접이 동시에 진행된다.
추천을 받지 못한 학생은 일반전형
일반전형은 학교의 추천을 받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재학생을 포함한 N수생들이 해당 전형의 지원 대상자가 될 수 있다. 특징으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인문계는 4개 영역 합 6등급, 자연계는 7등급 이내로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있어 학과에 따라서는 실질 경쟁률이 상당히 낮아질 수 있으니 성적과 실적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학생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선발방식은 전형적인 종합전형이다. 1단계는 정성적인 서류평가 100%, 2단계의 면접 반영비율은 30%다. 1단계 선발인원은 5배수로 설정되어 2단계 면접에서 상당히 치열한 경쟁이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전년도 합격자 평균은 인문은 2.78등급, 자연은 2.38등급이었다. 학과별로는 인문계는 2.45~3.68등급, 자연계는 2.24~2.84등급을 기록했다. 의예과는 1.33등급을 기록했다. 일반전형 역시 학교추천Ⅱ전형과 마찬가지로 교과 성적을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내신 성적만으로 유·불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특기자전형 면접 중요성 더욱 커져
특기자전형 역시 특별한 변화 없이 전년도와 동일하다. 특별한 지원 자격 제한은 없고,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부합하는 재능과 열정을 드러낼 수 있는 고교졸업 동등 이상의 학력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1단계 서류평가로 5배수 내외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50%와 면접 50%의 합산점수로 최종합격자를 가리며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2단계 면접은 변별력 높은 제시문 기반 면접이 실시되어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서류 평가에는 교내실적인 학생부와 더불어 교외실적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다만 전년도부터 활동증빙서류는 선택서류이며, (소)논문 및 특허 관련 서류 등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고려대의 특기자전형은 비교적 일반고 출신자의 합격률이 높은 편이며, 미등록에 따른 충원합격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편이므로, 수능최저학력기준 달성이 어려운 수험생이라면, 고교유형에 따른 편견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지원 가능성을 살펴보자.
전년도 합격자 평균은 인문계는 3.1등급, 자연계는 3.6등급이었다. 학과별로는 인문계는 2.72~3.45등급 분포를 나타냈고, 자연계는 3.01~4.12등급 분포를 나타냈다. 의예과는 평균 2.18등급을 기록했다. 특기자전형 역시 정성적인 평가가 진행되는 전형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내신 성적에 대한 제약이 타 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특기분야의 풍부한 교외실적으로 자신의 우수성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최상위 수험생의 선택문제는 '정시'
서울대는 ‘가’군 선발을 실시한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나’군에서 선발한다. 정시모집은 ‘가, 나, 다’ 각 군에 1회씩만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군에 서울대를 지원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항상 ‘나’군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선택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선택과목, 성적부족 등의 원인으로 서울대를 포기하고 ‘나’군을 주력으로 지원하려는 수험생도 두 대학의 선택 문제에 직면한다.
일반적으로 합격 성적을 추정할 때 다수의 기관들이 유사한 계열의 학과의 경우 고려대 예상 점수를 연세대에 비해 미묘하게 낮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연세대의 선호도가 높다는 판단에서지만, 실제 지원에 있어 학과별 선발인원과 성적편차, 추가합격 비율 등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점수 차이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수능영어 절대평가와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한 변별력 상실 등 이른바 ‘물수능’에 따른 고득점자의 양산과 더불어 수시모집의 확대로 정시모집에서는 더욱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최상위 성적과 더불어 ‘가’군의 지원 상황, 목표대학 및 학과에 대한 수험생의 소신이 지원 대학 선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절대평가인 영어를 제외하면 수능 평균 백분위는 인문계는 96.2%~99.0%, 자연계는 93.3%~99%를 목표로 수능학습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는 연세대보다 영어의 등급 간 점수 차가 적은 편이다. 올해도 전년도와 동일하게 1등급과 2등급은 총점에서 1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따라서 영어에서 2등급을 취득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고려대 지원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을 참고로 알아두자.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