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캡틴' 없이 독일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역시 스웨덴과 혈전을 치르면서 퇴장과 부상 선수가 나와 한국전에 전력을 100% 가동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은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졌다. 수비 실수로 2골을 내줘 손흥민의 막판 추격골에도 석패했다. 한국은 1차전 스웨덴전 0-1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이어 열린 다른 F조 경기에서 독일은 스웨덴에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충격패를 당했던 독일은 첫 승을 올리며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세웠다.
한국과 독일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 다 이겨야 하는 경기다. 한국은 독일을 꺾으면,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준다는 가정 하에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독일도 한국을 이겨 2승을 올려야 (멕시코-스웨덴전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도 있지만) 16강 확률을 높인다.
한국은 스웨덴전과 비교할 때 멕시코전에서는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으로 나서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장현수의 두 차례 실수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고, 좋은 찬스에서 골운이 따르지 않았거나 결정력이 모자랐던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긴 했지만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사력을 다해 잘 싸운 편이었다.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한줌 16강 희망이라도 남았으니 독일전도 '한 번 해보자'며 전의를 불태울 만하다.
그런데 멕시코전에서 주장이자 중원의 사령탑인 기성용이 다쳤다. 경기 막바지 멕시코 선수의 반칙으로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이미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쓴 후라 기성용은 다리를 절뚝이며 끝까지 뛰었고, 경기 후에는 목발을 짚을 정도였다. 27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독일전까지 회복하기 힘들어 보였다.
대표팀이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 기성용의 상태를 살피겠지만 한국은 팀 전력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기성용 없이 독일과 싸워야 하는 난감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 역시 스웨덴전에서 적잖은 전력 손실이 생겼다.
주전 수비수인 제로 보아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한국전에서는 나서지 못한다. 또한 또 다른 수비수 세바스티안 루디가 스웨덴 선수의 발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며 교체됐다. 부상이 심해 보여 한국전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마츠 훔멜스가 훈련 도중 목 부상을 당해 스웨덴전에 결장했다. 얼마나 회복될 지는 모르지만 한국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독일의 수비 라인 곳곳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물론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과 독일은 큰 차이(FIFA 랭킹 한국 57위, 독일 1위)가 난다. 독일이 수비수 한두 명 바뀐다고 크게 흔들릴 팀도 아니다. 공수를 두루 조율하는 기성용이 출전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전력 차질이 더 구체적이고 훨씬 클 것이다.
어차피 한국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독일전에 나서야 한다. 기성용이 출전 못하면 대체 선수가 그 몫을 해내고, 다른 선수들이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더 잃을 것 없는 한국보다는 독일이 오히려 더욱 부담감이 큰 경기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