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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일본은 왜 두 골 먼저 넣고도 벨기에에 역전패했나…48년만의 기록

2018-07-03 05:38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눈앞까지 다가왔던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 티켓을 놓쳤다. 두 골을 먼저 넣고도 이 두 골을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3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를 맞아 2-3으로 역전패했다.

일본은 전반을 잘 버텨내며 0-0으로 마친 뒤 후반 초반 두 골을 몰아넣었다. 역습 찬스에서 후반 3분 하라구치, 후반 7분 이누이가 잇따라 골을 터뜨렸다.

전반도 아니고 후반에 먼저 2골을 넣었으니 피파랭킹 61위(일본)-3위(벨기에)의 대결이라고 해도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사진=FIFA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벨기에는 맹반격에 나섰고 후반 24분 베르통언의 헤딩이 행운의 골로 연결되며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5분 뒤에는 펠라이니가 제대로 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역습 찬스에서 샤들리의 골이 터지며 벨기에가 3-2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서 먼저 2골을 내주고 역전승한 경우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서독이 잉글랜드에 3-2로 역전승한 후 48년 만이자 월드컵 통산 6번째 나온 기록이다. 

일본은 왜 손안에 거의 들어온 8강행 티켓을 움켜쥐지 못했을까.

두 골을 넣으면서 상승한 자신감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역습을 통해 내리 두 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자 일본 선수들은 당연히 흥분한 모습이었다. 두 번 다 골로 연결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다급해진 벨기에는 만회를 위한 총 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러자 벨기에 진영의 허술함이 눈에 띄었다. 일본은 배가 좀 부르지만 맛있는 먹잇감이 눈앞에 나타나자 다시 사냥 욕심을 내는 하이에나처럼 '추가골'을 위해 틈만 보이면 벨기에 골문 쪽으로 향했다. 실제 일본에는 몇 차례 좋은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고, 아쉽게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벨기에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하지만 후반 중반 베르통언의 추격골이 나오며 2-1, 한 점 차로 쫓기자 심적으로 다급해진 쪽은 일본이었다. 불과 5분 뒤 펠라이니에게 동점골을 내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분위기는 벨기에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일본은 2-0 리드를 잡았을 때부터는 잠궜어야 했다. 전반전에 그랬던 것처럼 수비 조직력을 갖춤으로써 골을 더 넣기보다는 지키기로 승리 확률을 높여야 했다.

앞선 조별리그 마지막 폴란드전에서 일본은 0-1로 뒤지던 경기 막판 볼을 돌리며 시간을 끌어 빈축을 산 바 있다. 0-1로만 지면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일본이 '작전'을 쓴 것이다. 비매너 경기로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지만 일본은 그렇게 했다. 

일본에게 정작 시간끌기가 필요했던 것은 이날 벨기에전이었다. 두 골 앞선 상황에서 일본이 벨기에를 상대로 전원 수비를 하며 버티기로 나섰다고 비난받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일본은 두 골 리드에 취해 경기 템포에 변화를 주지 못했고, 벨기에의 공격 리듬을 유지시켜주다가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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