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 대란이 점입가경이다. 처음에는 항공기 출발 지연이 문제가 되더니 며칠만에 금호그룹을 둘러싼 의혹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설상가상 기내식 대란에 따른 책임을 둘러싸고 진실공방마저 벌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업체의 협력사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이 같은 현상은 급물살을 탔다.
아시아나항공이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기내식 공급자를 바꾸자 공급에 문제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협력사 대표이사가 숨지자 그의 죽음을 놓고 금호그룹과 기내식 업체 간 이면계약이 있었다는 등 각종 의혹이 주요 골자다.
기내식을 제때 공급하지 못함으로써 불거진 사태는 결국 아시아나그룹의 부당거래 논란으로까지 비화됐다.
일각에선 협력사 대표가 자살한 배경을 두고 금호아시아나가 중국 하이난그룹 자회사인 게이트고메스위스와 맺은 기내식 공급계약에 대해 배임 논란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공정위에서 ‘무혐의’로 종결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씁슬한 뒷맛을 남겼다.
아시아나항공과 샤프도앤코, 그리고 협력업체 간의 책임공방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기내식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아시아나가 무리하게 계약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공급업체는 일 3만식인 아시아나의 기내식 물량을 공급하는 데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밝혔고 아시아나가 이 조건에 합의하면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아시아나’와 ‘샤프도앤코’는 서로가 진정 원하는 파트너는 아니었다.
아시아나로서는 기존 계약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공장 화재로 국내 영업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샤프도앤코와 거래를 틀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샤프도앤코도 당초 아시아나의 기내식 공급 파트너가 아니었던 만큼 이 같은 논란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샤프도앤코는 국내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케이터링과 LSG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한 만큼 레퍼런스도 훌륭하다.
샤프도앤코는 일 4만식 생산이 가능한 설비와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계약을 체결한 만큼 최대한의 인력을 가동해 기내식을 포장,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내식 대란을 둘러싼 ‘의혹’이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양쪽이 입는 피해도 만만찮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그룹의 박삼구 회장으로까지 불똥이 튄 상태다. 공교롭게도 기내식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시점에 박 회장의 장녀가 계열사 임원으로 입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아시아나와 하청업체 그리고 협력업체 간 진실게임에 집중할 때가 아니다. 분명 아시아나와 기내식 업체간 손 발이 맞지 않는 체계적이지 못한 대처는 승객뿐만 아니라 현장 직원에게까지 어려움을 겪게 했다.
하지만 의혹을 바로잡는 것 만큼이나 이미 저질러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내식을 포장하고 있을 협력업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각종 의혹을 들이대며 몸살을 앓게 해서야 되겠는가.
어느 쪽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보다 현장 수습이 우선시 돼야 한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