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여야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의결된 법안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서로의 입장차를 보이며 협상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9일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평화와정의) 등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한 원 구성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각 교섭단체는 이미 수차례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가졌지만 원 구성에 대한 최종적인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협상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중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번주 중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야당도 국회가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법사위 사수 의지를 밝힌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민주당은) 법사위마저 눈독을 들이면서 일방 독주체제를 갖추려는 탐욕적이고 비민주적인 발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법사위를 놓고 민주당 내 반발이 있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반발이 청와대로부터 시작된 반발이라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심각한 정국상황에 대해서 우려한다"며 "더이상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는 그만하고 떼쓰기가 아니라 합리적인 협상에 임해달라"고도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cpbc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을 민주당이 맡게 된다고 하면 법사위는 다른 당이 맡아야 한다"며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장이 속한 정당이 아닌 정당에서 맡는 것이 그동안의 국회 관례였다"고 말했다.
법사위 배분을 둘러싼 논란은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그는 전날(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 구성에 있어) 민주당은 운영위원장을, 한국당은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국회 운영위원회, 한국당이 법사위 위원장을 맡는 방향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했다. "20대 국회 전반기의 전례와 같이 법사위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맡는 것이 마땅하다"고도 강조했다. 민주당은 관례대로 운영위와 법사위 모두 한국당으로부터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회부의장 두 석을 두고서도 교섭단체 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국회부의장은 원내 2, 3당이 한 자리씩 차지하는 게 국회 관례지만 평화와정의 측은 자유 투표를 통해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