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 단독정상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과 한반도와 남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신남방정책의 핵심 대상국인 인도와의 양국관계 지평을 넓혀 나가기를 희망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3P 플러스’ 즉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양국이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 정상으로는 4년 만에 이뤄진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하면서, 인도도 자신들의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 기조 하에 한국과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이번 인도 국빈방문으로 양국간 전략적 협력의 새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한다. 양국 정상간 정례 협의는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020년 모디 총리님의 방한을 고대하며, 그때까지 다양한 다자 정상회의와 온라인에서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회담까지 마친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 정례화에 합의하고, 양국 국민간 우호증진을 위해 관광·청소년·학술·교육 등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도 정부가 우리 국민에 대한 도착비자 발급과 같은 비자 간소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을 평가했다.
양 정상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양국의 역사적 유대를 강조하며 새로운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건립과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인도 10~12학년 표준교과서에 한국 관련 상세 기술이 포함됨으로써 인도의 미래세대가 한국을 더 잘 알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했다.
두 정상은 양국 모두 우수한 청년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잠재적인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그동안 대기업 위주였던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을 스타트업 진출로 확대하고 지원하기 위해 ‘스타트업 부트캠프’, ‘스타트업 협업공간(Co-working, Co-living Place)’을 설치키로 했다. 또 양국 중소기업간 교류를 위한 ‘한‧인도 기술교류센터’가 설치된 것을 환영했다.
아울러 인도의 스마트시티, 전력,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뭄바이 남부해안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서 우리 기업 수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디 총리의 관심을 당부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세계적인 보호무역 추세에 대응하면서 상호 교역을 촉진할 수 있도록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2010년 1월 발효) 개선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번에 상품·원산지·서비스 분야에서의 조기 성과가 도출된 것을 환영했다. 아울러, 정례 ‘무역구제협력회의’ 설치와 표준화 분야 협력을 통해 양국의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무역환경을 조성하게 된 것을 평가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동북아 지역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다는데 공감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 후속협의를 통해 조속 이행되기를 기대했다.
모디 총리는 특히 최근 한반도 상황의 진전을 주도한 문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인도가 우리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인도가 앞으로도 우리의 입장을 계속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두 정상은 군당국간 교류와 방산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함께 기여하는 방안과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에 관해 협의했다.
양 정상은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해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을 설립해 인공지능, 전기차, 헬스케어 등 협력의 거점을 마련하고, ICT, 로보틱스 등 분야 상용화 및 인도시장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뉴델리에 ‘한‧인도 혁신협력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이어 양국 연구기관 간 공동연구 등 협력체계가 구축되고, 양국 간 협력이 5G, 사물인터넷, 사이버 보안, 바이오 등 분야로 확대된 것을 환영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오찬을 함께 한 뒤 한‧인도 CEO 라운드테이블에 이어 양해각서(MOU) 교환식에 임석했다. 이날 양국은 다양한 문화 분야에서의 상호 교류 협력하는 ‘2014-2017년 문화교류계획서를 갱신한 ‘2018-2022년 문화교류계획서’,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민관 협의 채널 구성과 양국간 ICT, 첨단제조,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의 협력 플랫폼 마련하는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 설립 MOU, 양국간 정례 ‘무역구제협력회의’를 설치하고 인도 측과 무역구제조치와 관련해 정례적인 정보교환 및 소통하는 ‘한‧인도 무역구제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어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 시간을 갖고 이번 방문의 주요 성과를 설명하는 한편 이번 정상회담 논의를 바탕으로 양국관계가 지향할 미래상을 담은 ‘한‧인도 비전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 내외는 대통령궁 광장에서 인도의 국가원수인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 내외가 개최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은 예포 21발과 기마병 호위 하에 대통령궁 광장 통과, 양국 정상 내외간 인사 교환, 의장대 사열, 양측 환영인사와 인사교환 순서로 진행됐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 양국 대표단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한·인도 확대정상회담에서 양국 외교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 양국 대표단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한·인도 확대정상회담에서 양국 외교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