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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재인 대통령-마힌드라 만남에도 못 웃는 쌍용차

2018-07-11 13:10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최주영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최주영 기자]"마힌드라그룹은 수 년간 쌍용자동차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 

쌍용차의 대주주 마힌드라가 1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깜짝 선언’을 했다. 지난해 국내에 ‘1조원’ 투자 계획을 선포한 지 1년만에 또 다시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지원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한-인도 CEO가 모인 가운데 마힌드라의 이같은 발언은 완성차 업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국내 1위 현대차가 수출 세제지원 등 애로사항을 열거한 반면 쌍용차는 대통령 덕에 ‘손 안대고 코 푼 격’이란 말이 나왔을 정도로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거다.

하지만 정작 쌍용차는 웃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과 마힌드라그룹 간 만남에서 역대급 투자 계획이 성사됐음에도 주인공인 쌍용차는 눈치만 보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마힌드라 그룹이 제시한 ‘1조3천억’의 화끈한 투자는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근 10년 간 해묵은 과제로 꼽히는 ‘해고자 복직’ 문제가 함께 거론됐다는 점에서 쌍용차는  노조에 또 다시 발목을 잡힐까봐 난처한 표정이다.

쌍용차의 ‘해고자 복직’ 이슈는 기업 차원의 투자를 감행해야 하는 시점에 항상 있어 왔다. 쌍용차가 흑자 전환하거나 투자를 해볼 만한 어떤 일이 발생하면, 금속노조 등에서는 회사 환경이 나아졌다며 해고자 복직을 주장해 온 것이다. 

쌍용차는 2009년 법정관리 신청 후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직원 24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는 이후 2013년 회사를 떠난 직원들 중 454명의 무급휴직자 전원과 2016년 2월과 2017년 4월까지 3차례 걸쳐 복직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아직 1100여명의 인원이 복직 대기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중구 대한문에 쌍용차 해고자 분향소가 5년만에 세워졌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현재 125명의 해고자를 전원 복직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이 점이 노노사 3자간 합의안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쌍용차 입장에서 해고자 복직은 아직 먼 이야기다. 국내 완성차 순위 3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정작 판매대수는 쪼그라들었고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상태다. 글로벌시장 확대를 선포한 지 반 년이 흘렀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진출도 못 했다.

‘해고자 복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쌍용차가 쉽사리 대응에 나설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복직 결정으로 막대한 인건비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어 회사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쌍용차의 올해 정년퇴직 예정자는 48명, 내년 52명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신차 생산 등으로 판매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인력은 필요하겠지만 100여명 이상의 해고자를 단번에 충원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고용이든 복직이든 회사 경영이 개선돼야 가능한 것이다. 경영이 살아나면 자연스레 인력도 충원될 수밖에 없다.

노조가 현재 ‘해고자 복직’이라는 프레임으로 쌍용차에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쌍용차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독려하면 어떨까. 쌍용차가 해고 노동자들을 자연스레 두 팔 벌려 환영할 수 있게끔 말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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