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G의 ‘4세 경영’ 연착륙을 위한 특급 조력자로 나선다. 권 부회장은 구광모 LG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LG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오늘 1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이 ㈜LG 대표이사로, 하현회 ㈜LG 부회장이 LG유플러스 대표이사로 각각 자리를 옮긴다. 앞으로 ㈜LG는 구광모 회장·권영수 부회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LG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 관계자는 “양사에서 16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9일 취임한 구 회장 체제의 조기 안착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LG는 11월 정기 인사를 통해 조직을 정비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이르게 취임한 구 회장이 당분간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지주사 경영현안 파악과 미래 준비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실무를 진두지휘할 경영자가 필요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그룹 상황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사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등 경영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전자 재경부분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등을 역임 한 뒤 현재 LG유플러스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앞으로 권 부회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거센 도전에 고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한 LC전자 MC사업본부의 체질 개선과 경영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구 회장을 보필하며 로봇과 전장,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동력 발굴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이 자리를 맞바꾸지만 LG는 구 회장과 ‘6인 부회장’ 시스템을 바탕으로 주요 경영 현안을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은 물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 구 부회장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LG의 이번 인사를 파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40대 구 회장이 방향타를 잡은 ‘뉴LG’의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취임 후 2주일 여 만에 지주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하는 등 인화와 안정을 중요시하던 과거와는 다른 색깔을 낼 수 있다는 이유다.
LG의 올해 정기 인사에서 구 회장의 밑그림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영현안 파악을 완료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새판을 짤 수 있다는 이유다. 혁신 성장사업에 무게를 더하면서 경영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의 협의를 거쳤겠지만 이번 인사는 ‘뉴LG’의 변화를 예고하는 또 하나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올해 정기 인사를 시작으로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그룹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