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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2019년도 최저임금안을 재심의해야

2018-07-16 08:4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정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2019년도 최저임금은 1만원이 넘는다. 이 같은 결정은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모든 소상공인업종에 최저임금 차등화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하였다.

물론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과 인건비 탓만은 아니다. 자영업자한테는 높은 상가 임대료도 큰 골칫거리고, 신용카드 수수료와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내는 가맹료 등도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흔히 ‘을과 을의 싸움’으로 비춰지는데,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 건물주 등 한국 사회의 숱한 ‘갑’은 그 이면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과 카드수수료,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등을 애초 정부가 약속한 대로 개선했다면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은 분명 나아졌을 것이다. 정부가 임대료 문제, 카드수수료 문제 등을 방치한 채 최저임금을 올해 16.4% 인상한 데 이어 내년도 10.9% 인상을 8월 5일 확정고시하면 자영업자가 무너지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1%이고, 물가인상률이 1.9%인데 올해 최저임금은 16.4%가 올랐다. 약 11%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제로 자영업자들의 심야영업이 위축되는 상황을 무시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10.9% 올려 2년에 걸쳐 무려 27.3%나 인상하였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서 자영업을 선택해 영세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처한 상황이다. 소상공인들이 가게를 접으면 여기서 일하는 취약계층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올해 1분기 자영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3% 급감했으며, 2018년 자영업 폐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법정 최저임금이 올라도 제대로 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올해 최저임금 이하로 받고 있는 소상공인 업체 근로자는 116만7000명으로 전체의 26.7%에 이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2019년 최저임금을 15%가량 인상할 경우, 소상공인 업체 근로자 55.4%가 최저임금을 제대로 못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결국 수많은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만들 것이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경영환경이 개선되어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더 올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2018년 최저임금이 16.4%나 올라 너무나 버거운데 또다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다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근로자를 내보내고 가족을 동원해서 일하거나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폐업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들 중에서 사업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도시가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사업자의 비중이 40%선을 넘어섰다. 근로자 5명 미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들의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1845만원(2015년 기준)으로 집계되었다. 같은 해 전국의 동종업계 5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 평균임금 2160만원보다 14.8% 적다.

폐업 위기에 몰리면서 점점 빈곤계층으로 전락해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에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1주년 기념사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최저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며 성장의 과실은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경제민주주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한 것처럼 모든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회적 약자인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지금 소상공인들은 한결같이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왜 우리만 소외당하고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나"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으로서 인간다운 생활과 최저생활을 보장받고 싶다는 소상공인들의 간절한 외침에 이제 정부가 소상공인을 포용하는 정책으로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소상공인들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

이를 위해 먼저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법 제8조 제3항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에 2019년 최저임금안을 재심의하라고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처지를 감안하여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안을 재심의할 수 있도록 특별히 결단하고 실행해주기를 바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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