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IMO발 '골든타임' 만난 조선3사, 가격경쟁력 제고 절실

2018-07-19 15:03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업황이 회복되고 있지만 국내 조선3사가 파업·임금협상 등으로 가격경쟁력 회복에 난항이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123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수주절벽이었던 2016년과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1%·65.1% 증가했다.

이는 국제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 시행을 앞두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선의 발주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을 위주로 실적을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7일 그리스 선사 캐피탈과 체결한 4척 건조계약을 비롯해 현재까지 13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량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132억달러의 60% 가량을 달성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6일 노르웨이 선주 씨탱커스로부터 1척을 수주하는 등 10척이 넘는 LNG선을 수주했으며, 올해 수주 목표 73억달러의 50%를 넘겼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셔틀탱커 4척과 특수선 2척 등을 수주했으나, 아직 올해 수주목표의 절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전경·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사진=각 사



업계는 조선사들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최대 76% 상향 조정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발주량의 40%를 따내는 등 수주 행보가 이어지고 있으나,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향후 수주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2016~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합의했던 현대중공업의 경우 일감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4월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생산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은 바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은 기존 수주 물량이 인도될 경우 일감이 없어 창설 이후 최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

현대중공업은 2년 만의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희망퇴직자에게 통상임금 기준 최대 20개월치 임금과 자녀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 측이 이에 반발해 파업절차에 들어갔으며 올해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목적의 조합원 쟁의행위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당초보다 완화된 기본급 7만3373원 인상 및 성과급 기급기준 확정 등을 제시한 반면, 회사 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를 한 건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 일감이 부족해 3000여명의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파업으로 인해 선박 인도일을 지키지 못하면 추가 수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사진=대우조선해양



14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도 노조의 파업을 마주하게 된다.

이미 대우조선 노조 간부들은 지난 9일 임단협을 촉구하면서 집회 성격의 임시 파업을 진행했으며,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주장한 반면, 사측은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지급 안을 꺼내드는 등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 측은 지난해 수주 절벽을 이유로 임금 인상을 억제했지만 올해는 수주 실적이 나고 있음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자구안 이행률이 절반에 머무는 가운데 채권단에 파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말 노사협의회를 개최, 임단협에 돌입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 2분기 7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연말까지 1000여명을 추가로 감축해야 해 임금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2016년부터 급여 반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싱가포르 등의 업체보다 가격경쟁력이 낮은 상황으로, 향후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경우 올해는 물론 향후 수주 전선에 암운이 드리울 수 있다"며 "특히 해양플랜트부문의 부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관련기사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