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벤츠코리아가 올 하반기 SUV 등 일부 라인업의 가솔린차 비중을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판매의 65% 가량을 차지하는 가솔린 차량 비중을 확대해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 딜러사들은 SUV 라인업인 GLC220d, GLC250d 모델의 디젤차 주문을 8월부터 받지 않는다. 벤츠의 한 딜러는 “단종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향후 들어오는 2019년식 모델 대부분이 가솔린 차량이기 때문이라고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중대형 세단 ‘더뉴 E200 아방가르드’/사진=벤츠코리아 제공
일부 대리점은 SUV 차량을 찾는 고객에게 아직 미출시된 가솔린 모델 GLC330쿠페 차량 주문을 안내하고 있다. GLC 쿠페 모델은 벤츠 SUV의 주력 모델이다. GLC300로 알려진 신차는 스포츠 쿠페가 결합된 ‘더 뉴 GLC 4매틱 쿠페’라는 차명으로 출시되며, 2016년 3월 뉴욕 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인 후 3년만에 가솔린 모델로 재탄생했다. 입항은 오는 9월부터로 8~9월 사전계약을 진행해 10월부터는 ‘2019년식 모델’로 판매될 예정이다.
벤츠는 디젤차 위주인 독일차 브랜드와 달리 가솔린 차량 판매 비중이 높다. 벤츠코리아가 19일 집계한 기준으로 82종에 달하는 라인업 중 디젤 모델 판매비중은 30.5%를 차지한다. 가솔린 판매비중(67.1%)과 비교하면 2분의 1 수준이다. 벤츠의 중대형급 세그먼트인 E클래스의 경우 자체 판매뿐 아니라 지난 5월 수입차 시장의 2000cc 미만 가솔린 차량 판매율 중에서도 무려 40.8%를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전체 17개 라인업 중 디젤 차량은 단 1종 뿐으로 대부분 가솔린 차량이 판매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벤츠의 국내 가솔린 판매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소비자들로부터 원래 가솔린 선호도가 높지만 디젤차 비중이 그리 낮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벤츠를 비롯해 수입 디젤차량에 투입되는 엔진의 가격이 가솔린 대비 조금 더 높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벤츠는 또 올해 4월부터 국내 시장에 첫 하이브리드 모델 ‘GLC350e’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라인업 재편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점차 위세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수년 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국내 판매 조건에 맞춘 배출가스 인증 기준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5월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판매량은 49.8%로 가솔린(50.2%)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2015년 42%에 달했던 격차가 불과 1.1%까지 좁혀진 셈이다.
이 같은 가솔린 추세에 상반기 디젤 SUV를 선보이려던 수입차 업체들 중 몇 업체는 대다수 모델의 출시 일정을 늦추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에도 불구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수요가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옮겨가고 있다”며 “시장 트렌드를 얼마나 잘 반영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큰 이변이 없는한 벤츠의 독주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