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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노조 임금 인상 요구에 '고난의 행군' 우려

2018-07-24 16:18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적자 행진이 3분기 연속 지속되는 가운데 노조 측이 파업과 임금인상 요구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수주 전망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3466억원·영업손실 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4%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6억원에서 영업손실 1005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분기(478억원) 대비 영업손실이 확대된 이유로 판매관리비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 증가와 오션 리그 드릴십 1척 납기연장 등 드릴십 관련 손실을 꼽았으며, 하반기 원자재가 인상 요구 등의 경영여건을 감안하면 연간 목표 실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지난달 말 지난달 말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높게 잡은 가운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대비 수주 성과가 저조한 가운데 연말까지 1000여명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어렵지만, 노동자 측은 2016년부터 진행된 급여 반납을 이유로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전경·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사진=각 사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 3조1244억원·영업손실 1757억원의 실적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84억원에서 적자전환 했다고 밝혔다. 조선부문은 환율상승에 따른 기설정 공사손실충당금이 환입되고 선가가 올랐지만 강재가 상승 및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 등으로 1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부문이 말레이시아 버가딩 프로젝트·바로니아 프로젝트 체인지오더(CO) 승인을 비롯한 호조에 힘입어 145억원, 엔진부문 역시 고정비 부담 감소 등으로 71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조선부문 적자를 만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는 통상임금 기준 최대 20개월치 임금 및 자녀 장학금 지원 등 사측이 2년 만의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제시한 조건들에 반발해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올해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원 쟁의행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측은 당초 대비 완화된 기본급 7만3373원 인상·성과급 기급기준 확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 측에 대해 매출 손실 및 지체보상금 등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노조의 물류 흐름 방해로 일일 평균 83억5000만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지체보상금이 일일 1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 사옥/사진=대우조선해양



다음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측은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임금 10% 반납·상여금 분할지급 카드 등을 언급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이 앞서 채권단에게 파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임시 파업을 진행한 이유는 올해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는 중에 임금 인상이 억제되는 것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업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2016년 수주 절벽의 여파로 올 하반기 건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일감 부족 및 원자재 값 상승 등 악재가 다가오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을 줄이지 못할 경우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의 경우 대우조선은 2014년 이후 수주 실적이 없으며, 현대중공업도 이달 말 인도분이 완료될 경우 공장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도 조선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후판 가격이 톤당 5만원 인상될 경우 조선업계가 추가로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회복 속도보다 악재가 닥쳐오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서 "원가 절감에 성공하지 못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 낮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는 경쟁 업체들에 밀릴 경우 일감 부족이 심화 및 이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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