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생활가전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여름철 고온 다습한 날씨에 연중 미세먼지가 몰려오면서 쾌적한 생활을 돕는 가전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가전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고효율 기기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홍보 모델이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로 14kg 건조용량과 건조성능을 구현한 트롬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최근 실외 공기질 문제가 부각되면서 집 안에서 빨래를 말릴 수 있는 건조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대용량‧고효율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국내 건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용량 건조기의 수요가 많다. 대용량 건조기 ‘그랑데’가 삼성전자 건조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랑데는 14㎏ 대용량 건조기로 기존 모델(9㎏) 대비 1.8배 커진 207ℓ 건조통과 ‘하이브리드 이중건조’ 기술이 적용됐다. 빨래가 늘어나는 여름철 많은 양의 빨래를 빠르게 건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이중건조 기술은 히터로 최적 온도에 빠르게 도달시킨 뒤 저온 제습 방식의 ‘인버터 히트펌프’로 빨래를 건조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다.
LG전자도 2분기에 독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14㎏ 트롬 건조기를 선보이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제품은 저온의 열을 사용하는 히트펌프 방식만으로 대용량 빨래를 건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를 기존의 1개에서 2개로 늘려 효율과 성능을 높인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외에 건조기 내부에서 바람세기를 조절하는 인버터 모터를 하나 더 탑재해 최고 수준의 건조성능과 에너지효율을 구현했다.
특히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은 트롬 건조기에만 있는 기능이다.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강력한 물살이 콘덴서 부분을 자동으로 씻어주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콘덴서 부분을 청소할 필요가 없다.
교복과 양복 등을 매일 입는 옷들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입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의류관리기 시장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이 심해지는 계절에 각광을 받았던 의류 관리기의 쓰임새가 4계절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1년 LG전자가 처음 개척한 의류 관리기 시장에는 경쟁자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LG전자 스타일러는 옷을 흔들어 주는 ‘무빙행어’와 물로 만든 ‘트루스팀’으로 화학물질의 사용 없이 생활 구김을 줄여주고 냄새를 없애준다. 의류에 묻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의 세균과 집먼지 진드기도 99.9% 제거하고, 미세먼지까지 없애준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전기 사용량도 줄였다. 미국, 중국, 일본 등 10여 개국에 진출 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 5월 옷과 옷이 놓인 공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사계절 의류청정기’를 선보였다. 사계절 의류청정기는 3단계로 의류를 관리한다. 첫 번째로 파워 에어샷, 에어샷 옷걸이, 에어 서큘레이션 기능이 포함된 ‘3-웨이 파워 블로윙 시스템’을 가동한다. 이어 전기 분해 살균 시스템으로 생성된 미세한 ‘나노 미스트’로 옷감의 먼지와 냄새 입자를 씻는다. 마지막으로 히트 펌프 기술을 이용해 저온에서 빠르게 옷을 건조시킨다.
또한, 이 제품은 내장돼 있는 극세사망 프리 필터·맞춤형 필터·탈취 필터·헤파 필터 등을 통해 옷이 놓인 공간까지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관련제품 상표를 등록하는 등 하반기에 의류 관리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가전 제조사들이 다양한 융복합 제품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