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최근 금융보안사고와 금융회사의 대응과제및 금융IT인력 양성>세미나를 갖고 금융회사의 보안시스템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강안을 모색했다.이날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가한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의 발표문을 게재한다. [편집자주]
▲ 권태신 한경연 원장이 16일 열린 <금융보안사고와 금융회사의 대응방안및 금융IT인력양성 방안> 세미나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
모바일, 인터넷, 전자화페 등 비대면 결제수단의 등장으로 금융 IT융합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등이 새로운 금융채널로 등장하면서, 과거 주채널이었던 지점채널이 대체채널로 전락하고, 비은행기관들로까지 지급결제 네트워크 참여기관이 확대되고 있다.
즉, SNS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을 통해 금융상품을 개발하며, 개인간 휴대폰 번호로 자금결제하고, P2P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한 서비스제공이 이루어지고 , SNS멤버끼리만 사용 가능한 금융상품이 판매되는 등 금융혁신진행으로 금융서비스 영역에 대한 업종경계가 무너지고 은행들의 IT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시장변화가 촉발되고 있다.
얼마가지 않아 소매금융은 소비자 행태변화와 새로운 경쟁자 등장으로 곧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처한 상황은 답답하다. 수익다변화 모델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반면, ICT의 도움으로 소비자가 직접 금융업무의 신청, 결제 처리가 가능해져 앞으로 상품판매 채널로서 지점의 역할은 있으나 고객서비스 채널로서의 가치는 상실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눈여겨 보아야 할 사항은 금융안정을 유지해 나가도록 선제적으로 필요조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금융IT융합으로 우리가 누리는 전자금융의 편익은 일일이 열거하기 쉽지 않다. 먼저 금융편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는 현금소지 필요성이 감소하고, 판매자는 현금보관 및 관리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금융기관의 경우도 수수료 수입확대와 유동성증가로 대출여력 확대되고 거래주체간 거래속도가 빨라지는 등 상거래 활성화에 기폭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처럼 거래내용을 일일이 기록할 필요가 없고, 시간 및 장소상의 제약 없이 원격지에 송금과 자유로운 구매활동이 가능해졌다. 판매상의 경우도 건당 판매 영수증 발부 및 대은행 앞 업무처리가 불필요해 지고, 현금판매에 따른 분실과 도난 등의 위험 이 감소하는 등 효율적 고객관리와 시장정보획득이 용이해 진다.
금융기관은 현금관리비용감소, 온라인 네트워크(net-work) 비용 절감, 현금유출 감소로 인한 신규예금 증가로 대출여력 증가하며, 중앙은행의 경우도 화폐제조비용이 감소하고, 화폐정산, 폐기 및 화폐현송비용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IT융합은 지급결제기능 개선 통해 결제비용을 절감시키고, 결제시간 및 결제 리스크도 줄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금융기관간 경쟁심화로 일부 기관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이용자들의 우량기관으로 집중화 현상이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은행의 결제업무 독점성이 약화되어 결제수단제공기관의 부실화시 해당기관은 지급불능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결제제도에 큰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기적으로는 전자결제의 확산시 민간의 금융자산 보유성향이 변화되어 강세통화 표시 전자결제수단에 대한 선호경향이 확대되어 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각국간 외환결제시스템 및 증권결제시스템간의 연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급기야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유효성 등 금융안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시적으로는 전자금융거래 확대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는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한 소비자보호 강화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게 된다.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통한 금융안정화를 위해서는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금융안정이란 금융시스템의 구성요소인 금융기관, 금융시장 및 지급결제제도를 포함하는 금융인프라의 안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경제 주체의 경제 활동에 수반되는 자금 또는 증권의 이전이 원활하게 수행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이 필수적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결제시스템을 위해서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시스템이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BIS에서 요구하는 지급결제시스템이 운용되기 위해서는 지급결제 감독 및 감시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규제 및 감독 감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권한과 자원을 부여 받아야 한다. 결제시스템 운영기준으로는 발생 리스크가 워낙 포괄적이고 시스템적 위험의 성격이 강함으로 다양한 형태로 계층화하여 결제시스템에 관여하는 다양한 형태의 기관에 대한 감시 감독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은행의 감시적 역할과 금융감독원의 감독이 중첩되지 않도록 결제 감독및 감시 권한설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현재 논의중인 소비자보호원의 신설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감독상 특정기능이 강조될 때마다 새로운 기관을 신설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므로 소비자보호원을 새로이 신설하기보다는 영국의 예처럼 중앙은행 산하에 두는 것도 규제부담 완화 및 전문가 그룹에 의한 결제 참가기관의 건전성제고 및 금융안정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금융IT융합으로 금융거래에서 비대면 거래방식이 확대되어 감에 따라, 저소득층 노령층의 경우 전자금융사고에 무방비사태로 노출되게 되어 이들의 피해 가 커지고 있다. 즉 피싱, 파밍, 스미싱 등 전자금융사기사례가 점차 고도화되며, 지능적으로 이루지고 있어 소비자보호차원에서 엄격한 법해석 및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입법추진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조속한 시일내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
동법에서는 정보제공, 금융상품판매, 사후피해 구제등 금융소비 전 과정을 규율하고 있으나 법제정이 매우 더디게 진행중이다. 한편, 최근에는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관심도 매우 높아져 가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시 이의 처리 및 해석문제가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금융분야는 개인정보를 다양하고 상세하게 수집 활용해 왔으나 최근 일련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말미암아 개인정보침해문제가 큰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인정보의 개념과 범위의 불확실성으로 비록 현재에는 개인에 대한 식별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향후 다른 정보와 결합된다면 개인정보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개인정보의 개념 특성을 이해하고 향후 확장 가능성까지 포함해 보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또 금융회사들은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려고 하기 보다는 필요한 최소의 개인정보만을 수집할 수 있도록 각각의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시 개인정보 분류, 평가가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부통제차원에서도 개인정보외의 마케팅목적의 개인정보수집을 위한 별도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 빅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생산 등이 최근 크게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빅데이터”의 개념 자체도 아직은 불확정적인 상태이나 빅테이터 사용시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은 개인정보” 개념의 포괄성으로 인해 자신의 주관적 견해표명도 이에 해당될 뿐 아니라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까지 동 개념이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개인정보의 범위를 매우 넓게 해석할 경우 비정형 데이터의 수집, 이용, 제공과 관련하여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법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사생활 보호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라는 2가지 정책적 목표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개인정보보호 가능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빅데이터 서비스와 관련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 및 법정 안정성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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